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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동부 해결사는 ‘코치 강동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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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영광의 뒤에는 숨은 공로자가 있게 마련이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2연승을 질주한 동부도 예외가 아니다. 전면에 전창진 감독과 선수들이 있다면, 그 이면에는 강동희(42) 코치가 있다.

동부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삼성을 100-96으로 꺾은 19일. 경기가 끝난 뒤 전창진 감독은 “2연승의 원동력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선수들의 투혼”에 이어 “강동희 코치”를 꼽았다. 전 감독은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서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강 코치의 조언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창진 감독은 챔피언전 1차전을 하루 앞둔 16일 백업가드 이세범의 맹장수술 소식을 접했다. 가뜩이나 삼성에 비해 가드진이 약한 동부. 전 감독은 ‘초반부터 식스맨을 넣는 물량공세를 펼 것이냐’ ‘중간에 식스맨을 넣어 경기 흐름을 바꿀 것이냐’ 등 가드진 운용을 놓고 밤새워 고민했다.

마음을 못 정한 전창진 감독은 강동희 코치를 방으로 불러 조언을 구했다. 강 코치는 주저 없이 “우리는 정규리그 우승팀이다. 일단은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고, 안 되면 그때 가서 감독님이 준비한 카드를 사용하자”고 권했다.

그제야 전 감독 머릿속의 엉킨 실타래가 풀렸다. 전 감독은 “강 코치의 말을 듣고서야 갈피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부는 1차전에서 강동희 코치의 말처럼 1쿼터 시작부터 베스트 멤버를 가동했다. 삼성은 초반에 벌어진 점수차를 끝내 뒤집지 못했고, 동부는 101-88로 크게 이겼다. 강 코치는 경기 중에도 승부처마다 자신의 경험담을 전 감독에게 주저 없이 전달했다.

역대 최고가드로 꼽히는 강동희 코치는 1997년 기아(현 모비스)를 우승으로 이끈 이래 2004년 은퇴 때까지 챔피언전 2회, 플레이오프 3회에 출전, 큰 경기 경험이 많다. 강 코치는 “선수 시절부터 보면 감독은 큰 경기일수록 생각이 많아 더 혼란스럽다. 리듬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감독이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게 코치”라고 말했다.

원주에서 1, 2차전을 마친 챔피언전은 21일 서울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치른다.  

문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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