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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해진‘메뉴’ 골라 타는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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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나라를 ‘중대형 세단의 천국’이라 일컫는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가 중대형 세단이다. 현대차 쏘나타는 오랫동안 판매순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자동차업체들의 주력 제품도 중·대형 세단이 대부분이다. 현대차의 경우 쏘나타·그랜저를 비롯해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까지 모두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쌍용차 체어맨W도 출시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세단의 강세가 이어지던 국내시장에서 현대차가 내놓은 i30는 전혀 새로운 장르였다. 이 차는 푹신한 승차감, 큰 차체, 넓은 실내를 자랑하는 기존 세단과 달리 승차감이 딱딱하고 트렁크가 잘린 모양의 해치백이었다. 실용적이며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해치백 차량은 이미 유럽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i30는 국내에선 물론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아직 세단의 인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 차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렸다는 사실은 국내 자동차 시장이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아차의 모닝도 빼놓을 수 없다. 세단이 국내 차량 판매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새로 경차에 편입된 모닝이 전체 판매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 남을 의식하지 않고 실용적인 경차를 구입하는 이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이처럼 고유가 등 외부적인 요인도 자동차 선호도를 바꾸는 요소가 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QM5도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동시에 살린 차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고 여가시간을 중시하는 웰빙 문화가 확산되면서 자동차시장이 세단 일색에서 SUV나 세단과 SUV의 장점을 모아놓은 크로스오버 차량(CUV)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출시될 새 모델들도 다양해진 소비자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 기아차 소울이 좋은 예다. 소울은 지난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여 관심을 모은 소형 CUV다. 차고가 높아 외관만 보면 SUV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내는 세단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넓다. 독특한 외관을 비롯해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옵션을 채택해 젊은 감각의 신세대를 겨냥했다. 자신이 원하는 옵션을 마음대로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기아차는 제네바 모터쇼에서 3개 컨셉트의 소울을 발표했다. 스포츠와 아웃도어, 그리고 여성스러운 페미닌 컨셉트까지 선보였다. 소울의 디자인은 톰 컨스 기아차 수석디자이너가 맡았다. 7월 출시 예정이다.

이미 제네시스로 한국식 후륜구동 세단의 지평을 연 현대차의 새로운 쿠페도 나온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쿠페는 날렵한 외관과 힘 있는 엔진, 스포츠카다운 뒷바퀴 굴림 방식으로 국내 자동차 매니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모델이다. 이 차에는 2.0터보엔진과 V6 3.8엔진이 탑재될 예정이다. 각각 212마력, 310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가볍고 강도 높은 차체도 눈에 띈다. 국내 유일의 쿠페였던 투스카니의 단종을 뒤로 하고 제네시스 쿠페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세단에서 벗어나 개성 있고 다양한 차종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줄 모델들의 출시를 앞두고, 국내 자동차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오토조인스=장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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