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조용한 시골이 더 좋다”면서 비싼 도시에 굳이 사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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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제학 콘서트 2
팀 하포드 지음,
이진원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340쪽, 1만3500원

2006년 출간된『경제학 콘서트』는 경제학 교양서 바람을 일으킨 베스트셀러다. 골치 아픈 숫자와 그래프 대신 ‘스타벅스 커피는 왜 비싼가’ ‘중고차 시장에는 왜 쓸만한 중고차가 없는가’ 등 주변의 구체적 사례로 경제 이론을 설명한 것이 주효했다.

이 책의 저자 팀 하포드가 알기 쉽게 경제를 풀어 쓴 책이 또 한 권 나왔다. 전작이 무심코 지나친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였다면 신간은 실생활 응용을 위한 길잡이다. 원제『The logic of life』도 직역하자면 ‘생활의 논리’ ‘삶의 이치’쯤 되겠다.

일곱 번째 장 ‘도시에서 영리하게 살아가기’ 는 질문한다. 대체 왜 사람들은 비싼 집값과 교통 체증을 저주하면서도 ‘비합리적으로’ 대도시에 사는 걸까. 편리한 교통? 다양한 문화 생활? 각종 편의 시설? 물론 도시의 모든 혜택이 이유겠지만 저자는 사람이 정답이라고 답한다. 큰 도시에 살수록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고 관심사나 이해관계에 따라 인맥이 유지된다. 성공적인 도시는 서로에게 뭔가를 배울 수 있는 ‘삶의 대학교’라는 얘기다. 그래서 저자는 ‘집값이 비싸도 대도시에 사는 게 낫다’고 결론 짓는다. 이처럼 저자는 일견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선택 이면에 이해득실을 따진 계산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 밖에도 멋진 여자가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는 것, 빈둥거리는 직장 상사가 나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것 역시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에 따른 결과다. 물론 계산 끝에 도출된 ‘합리적 선택’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올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세상이니 말이다.

하지만 당신의 일상에 숨어있는 경제 원리를 찾아내고 앞날을 예측하라. 그렇다면 손해 덜 보고, 좀 더 수월하게 사는 데 도움되지 않을까. 뒷표지에 적힌 문구-‘우리들의 천재적인 경제생활이 시작된다!’ -가 명쾌하게 드러내는 이 책의 효용이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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