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정치의식>4.통일관.對北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신세대의 대북관은 기성세대와 비교해 볼때 상대적으로 개방적이며 여유가 있다.통일관 역시 보다 전향적이다.다만 「남북평화협정」 추진방식은 「2+2」나 「2+4」방식으로 주변국이 낀 형태가 아닌 「남북간 직접 당사자만의 대화」를 주장 하며,남북한이 대등한 위치에서 통일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체적인 입장을표명한다.
신세대는 북한을 어떻게 대하는가.인공기게양.선박억류등 숱한 곡절을 겪은 북한에 대한 쌀 무상지원문제를 살펴보자.지난 6월26일 우리쌀 2천이 북한에 1차로 무상지원됐다.이에 대해 신세대는 「잘한편」(50.0%)이라는 쪽과 「잘못한 편」(49.
2%)이라는 쪽이 반반씩 나뉘나 기성세대보다는 긍정적이다.기성세대에서는 29.2%만이 「잘했다」고 한다.
당시 對북한 쌀운반선인 시 아펙스號에 북측은 인공기를 달도록조치해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인공기사태에 대해 신세대들 역시 「통일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자존심이 우선」이라며 공분한다(60.0%/기성세대 69.4%).「관계개선을 위해 우리측이 약간의저자세는 감수해야 한다」는 견해는 상대적으로 적다(39.2%/기성세대 25.0%).그러나 신세대들에게 약간의 저자세나 양보는 용인할 수 있다는 생각이 더 많다.
이후 또 한차례 문제가 야기됐다.북측이 추가 쌀지원선인 삼선비너스號를 선원이 정탐했다는 이유로 억류한 것이다.신세대도 「신변약속을 저버린 북측의 잘못」이라고 공격한다(55.8%/기성세대 79.2%).그러나 기성세대의 분노에 비해서 는 상당히 완곡한 입장이다.34.2%는 「규칙을 어기고 사진을 찍은 우리측이 잘못」이라고 하는 형편이다(기성세대 15.3%).
이러한 북한에 대해 세대간에 다른 잣대는 향후의 쌀 지원문제에도 연결된다.신세대는 북한에 대한「추가 쌀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쪽이 다소 많은 편이다(지원해야 56.7%/지원하지 말아야 43.3%).반면 기성세대는「추가로 쌀을 지 원하지 말아야 한다」는 쪽이 더 많다.(지원해야 41.7/지원하지 말아야56.9%).
조사결과는 신세대가 북측에 보다 관용적이며,여유있게 접근하려는 것을 보여준다.그들이 더 너그러운 이유는 무엇인가.대북관의차이 때문이다.신세대의 북한관을 들어보자.그들은「북한도 우리와같은 민족공동체다」는 인식이 더 강하다(83.
3%/기성세대 74.2%).
분단이후 지속된 남북한 주민들의 이질성문제가 통일의 걸림돌로가끔 논의되곤 한다.신세대는「심화돼 있기는 하나 곧 회복가능하다」는 낙관론이 기성세대보다 많다(55.0%/기성세대 47.7%).반면 기성세대에서는「매우 심화돼 있어 동질 성회복이 어려울 것」(신세대 42.2%/기성세대 47.0%)이라는 회의론이다소 많아 시각차를 드러낸다.
대북관의 차이는 한반도의 전쟁가능성을 보는 눈에도 영향을 미친다.신세대는「전쟁가능성이 없다」는 쪽이 우세하다(있는편 41.3%/없는편 58.4%).기성세대는 반반이다(있는편 49.3%/없는편 49.8%).이상을 분석해 볼때 신세대 에게도 북한은 의심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체제는 아니다.다만 신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서는 우호적이라고 풀이된다.
이러한 그들의 태도가 무상 쌀지원문제에도 맥락을 같이해 가급적북측을 이해하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여진다.
그렇다면 신세대의 통일관은 어떠한가.동족상잔과 이산가족의 비극을 경험하지 않은 신세대가 민족의 합침에 적극적일까 아니면 소극적일까.최근의 북한과의 외교에 있어 김정일(金正日)과의 남북정상회담 성사여부가 국민의 관심을 끈다.신세대들 도 기본적으로는 「서두르지 않는 범위에서 조속히 추진」하라고 충고한다(56.0%/기성세대 56.8%).기성세대와 다를바 없이 신중론을편다.그러나 「가급적 빨리」라는 30.4%의 적극론자들도 있으며,이는 기성세대의 26.7%에 비해 서는 다소 많은편이다.북한에 대한 상대적 우호가 김정일과의 회담추진에 대한 상대적 적극론으로 이어졌다고 해석된다.
물론 신세대중에도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을 버겁게 느끼는 소수가있다.10.7%(기성세대 10.5%)는 「가급적 천천히」,3.
0%(기성세대 4.0%)는 「꼭 할 필요없다」고 해,합해서 13.7%는 남북정상회담을 그다지 탐탁해 하지 않 는다.민간인 남북교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신세대.기성세대 모두 「현재로서는어느 정도의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세다(신세대 61.4%/기성세대 62.1%).
당연히 문익환(文益煥)목사의 부인인 박용길(朴容吉)장로의 귀환을 보는 시각도 다를 수밖에.朴장로는 지난 6월28일 베이징(北京)을 경유,입북한 뒤 당국의 승인없이 한달여를 북한에서 활동했다.그의 방북행적이 불법이며 이적성이 다분함 에도 불구하고,고령인데다가 남북관계의 새로운 장애물이 될 것에 정부측은 고심하고 있다.신세대는 「증거인멸 우려가 없으므로 불구속하라」는 목소리를 더 높이 낸다(원칙수사 38.3%/불구속 수사 60.4%).기성세대는 다르다.그들은 「 국가보안법을 위반했으므로 원칙대로 수사」하라고 주장한다(원칙수사 52.8%/불구속 수사 44.0%).정부로서는 「朴장로 귀환」이라는 또 하나의 짐을 짊어진 셈이다.
종합해 볼때 신세대는 상대적으로 개방적이고,보다 북측을 이해하려는 쪽에 서 있고,현 남북관계를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마지막으로 한가지 꼭 짚고 넘어 가야할 유의점이 있다.신세대가 바라는 통일방식이나 통 일형태.통일이후체제는 남북한이 주변국의 입김없이 주체적으로 대등한 권리를확보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주변국 입김 거부감 우리의 정전(停戰)상태를 평화체제로전환하는 「평화협정추진」방식에 있어 「남북한 양자만 직접대화」하기를 강하게 주장한다(67.5%/기성세대 47.2%).이 방식의 현실성여부와 무관하게 「남북간만의 주체성」을 살리고 싶어하는 그들의 뜻을 읽어야 할 것이다.15.0%(기성세대 22.
2%)가 「남북한 협상후 미.일.중.러가 보장하는 2+4방식」,5.8%(기성세대 15.3%)가 「남북한 협상후 미.중국이 보장하는 2+2방식」을 지지할 뿐이다.
통일형태도 「남북이 대등한 위치」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수다(56.4%/기성세대 52.0%).신세대의 「전향적인 통일관」과 「주체적 통일방법론」의 조화사이에서 현정부는 고민해야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