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으로 술 끊는다-귀에 침 놓으면 67% 음주욕구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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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귀에다 침을 놓아 담배를 끊게하는 금연침(禁煙鍼)에 이어 술을 끊게하는 금주침(禁酒鍼)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회 韓中 한의학 학술대회에서 대구 경산대 한의학과 박재현(朴宰賢)교수는 이침(耳鍼)요법으로 금주치료를 받은 2백33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67%에서 음주욕구가 감소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 다.
이번에 실험대상이 된 사람은 하루 평균 3회 이상 술을 마시는 애주가들.이들에게 단지 3회의 이침요법을 시행한뒤 추적관찰한 결과 술을 완전히 끊거나 3개월 이상 자제한 사람은 28%,금주효과 기간이 2~3개월인 사람이 14%,1~ 2개월은 8%,1개월은 1%로 나타났다.
여기에 치료기간을 늘려 최장 12회까지 이침 횟수를 늘렸을 경우엔 67%로 증가했다.
또한 이침효과는 나이와 음주경력과는 무관하게 나타나 만성중독등 어떤 경우라도 권장할만한 방법으로 소개됐다.
이침에는 길이 1~2㎜의 매우 작은 침을 사용한다.따라서 이침시술은 침을 피부에 찌른 후 외과용 테이프로 3~4일간 고정시키는 매침법(埋鍼法)을 이용한다.시술시간은 약 20분이며 3회시술에 소요되는 기간은 9~12일 정도.또 알콜 중독이 심한경우는 양쪽 귀를 할 수 있지만 대개 한쪽 귀에만 시술한다.침을 놓는 부위는 귓바퀴와 귓불 부분의 오목하게 파인 이구부(耳區部)로 6~7곳.
부작용은 일부에서 무력감과 구역질이 일시적으로 일어났지만 심하지 않아 무시해도 될 정도라고 朴교수는 밝혔다.
朴교수는 『금주침은 종래 이침의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경정신계통과 관련이 있는 경혈부위를자극,알콜 섭취에 대한 욕구를 줄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날 朴교수는 이침외에 금주를 도와주는 한약으로 생간탕(生肝湯)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생간탕은 인진(茵蔯).백출(白朮).백복령(白茯령)등을 주재료로 하는데 알콜에 대한 내성을 감소시켜 술을 조금만 마셔도 취하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이번 제2회 韓中한의학학술대회에선 중국 각 省의 간장병전문가 30명과 국내학자 1백여명이 모두 41편의 논문을 발표하는등 한의학 관련 학술정보를 교환했다.
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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