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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社 동기생이 請負살해-청부.살해범 2명 구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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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高陽=全益辰.金玄基기자]증권사 직원들끼리 벌이던 불법적인 주가조작 「작전」이 배신과 보복살인을 불렀다.동방페레그린증권 대리 이형근(李亨根.32)씨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19일 李씨의 前직장동료 이원석(李元碩.30 .일은증권남대문지점대리)씨와 오도일(吳道一.29.일은증권 직원)씨등 2명으로부터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살인혐의로 구속했다.
〈관계기사 13面〉 경찰은 이들이 거액의 주가조작을 공모해온사실을 밝혀내고 범인 李씨등외에도 또다른 관련자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범행=吳씨는 회사 선배 李씨로부터 지난달 28일께『1억원을줄테니 동방증권 대리 李씨를 손봐주라』는 부탁을 받았다.
李씨와 숨진 李씨,또다른 동료등 5명은 11일 오후부터 고양시행주외동 음식점에서 포커판을 벌였고 吳씨는 인근에 숨어있다가나머지 3명이 떠난 직후인 12일 새벽3시쯤 승용차안에서 흉기로 李씨의 목.가슴등 16곳을 찔러 살해했다.
吳씨는 피묻은 옷가지와 흉기를 범행을 청부한 李씨에게 건네줬고 李씨는 증거물들을 한남대교 아래에 버렸다.
경찰은 숨진 李씨의 승용차 안에서 머리카락 30여점을 발견한뒤 吳씨가 사건당일 결근한데다 팔에 상처를 입은 사실을 확인,吳씨를 연행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범행동기=吳씨는 경찰에서 『李씨를 혼내주면 李씨의 1억2천만원짜리 차명계좌를 가로채 그중 1억원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혼내준다는게 지나쳐 살인했다』고 말했다.李씨는『숨진 李씨가 그동안 함께 참여하던 주가조작「작전」에서 혼자 이 득을 취하기 위해 발을 뺀데다,차명계좌도 본인 앞으로 돌려줄 것을 부탁했으나 다른 사람을 주는등 기분이 몹시 나빴다』고 말했다.
범인 李씨는 살해된 李씨와 W증권 동기생이며 현재 각각 다른회사에 근무하면서도 평소 한달에 한두차례씩 만나 증권정보를 주고받았고 서로 돈을 투자해 가명계좌를 공동 관리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다.범인 李씨는 경찰에서 숨진 李씨와 함께 1년전부터S토건 주식을 조작하는등「작전」을 벌여왔으며 지난해 로케트보일러 주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적발돼 3개월간 정직처분을 받았던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경찰은 범인들이 살해동기를 단순한 돈때문이며 우발 살인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이들이 대규모 주가조작을 벌이다 숨진 李씨의 배반으로 큰 손해를 보게돼 살해극을 벌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이에따라 경찰은 살해동기가 단순히 금품을 노린 것이 아니라 주가조작을 둘러싼 암투때문이며 범인 李씨와 吳씨외에도 또다른 관련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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