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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티브로드 서봉수 감독 ‘함박웃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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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신생 티브로드가 KB2008 한국리그 데뷔전에서 지난해 우승팀 영남일보를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짜릿한 역전승에 서봉수 감독의 입이 함박 벌어졌다. 티브로드는 신생팀의 핸디캡에다 주장 조한승 9단이 후지쓰배 출전 관계로 빠져 전망이 어두웠다. 과연 12일 대회가 시작되자 이춘규 초단과 안조영 9단이 김지석 4단과 허영호 6단에게 연패하며 0대2. 그러나 이때부터 기적이 일어났다. 중견 김승준 9단이 전 국수 윤준상 6단을 꺾어 반전의 계기를 만들더니 이원도 초단도 김형우 2단을 이겨 2대2. 그리고 마지막으로 끝난 장고 바둑에서 최명훈 9단이 강유택 초단의 대마를 잡아 승부를 결정지었다.

33세의 최명훈은 타이틀 홀더였음에도 속기에 약하다는 평 때문에 무려 5년 만에 한국리그에 복귀하더니 자신의 장기인 장고 바둑에서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 시원하게 서전을 장식했다. 이번주는 월드메르디앙과 제일화재, 신성건설과 한게임이 맞붙는다.

<하이라이트>=키워 죽이는 묘수

<장면도>=김승준 대 윤준상의 대결. 윤준상 6단이 백△로 잡은 장면이다. 여기서 흑A로 되모는 수는 제일감. 백B 따낼 때 C로 막는 것이 익히 알려진 수법이다. 그러나 이것은 백D로 끊어 큰 패가 되고 백엔 상변 E로 모는 좋은 팻감이 있어 위험하다. 흑은 판을 잘 이끌어와 유리한 형세.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하는데 패를 내지 않고 모두를 수습하는 방법은 없을까.

<실전>=김승준은 흑1로 기어나가 두 점으로 키워 죽였는데 이게 깨끗한 끝내기 안타. 5까지 패 없이 싸발라 서로 살아서는 흑의 우세가 확실해졌다. 30초 초읽기 와중에서도 이 수를 봤다는 게 놀랍다.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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