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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경제학] 연 3조6600억원 … 월가 펀드매니저 초고액 소득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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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내로라하는 대기업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 중에선 15곳만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런데 미국 월가의 펀드매니저 중엔 혼자 이만큼 돈을 버는 이가 다섯 명이나 됐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7일 헤지펀드 매니저 중 다섯 명이 한 해 1조원 이상 소득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소득은 자산운용 대가로 받은 수수료 중 펀드매니저에게 할당된 금액과 개인적으로 보유한 자산의 수익을 합한 것이다.

1등은 37억 달러(약 3조6600억원)를 벌어들인 폴슨 앤 컴퍼니 창립자 존 폴슨이 차지했다. 그는 280억 달러에 이르는 펀드 자산을 모기지 채권과 파생상품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6900억원을 벌어 1위에 올랐던 조지 소로스는 지난해엔 2조8700억원으로 네 배 이상 더 벌었지만 순위는 2위로 밀렸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제임스 시몬스(2조7700억원), 하빈저 캐피털 파트너스의 필립 팰콘(1조6800억원), 시타델 인베스트먼트의 케네스 그리핀(1조4800억원)도 연 수입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이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채권펀드사 핌코의 수석 투자책임자 일리엄 그로스는 “(1조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것은)잘못도 아니고 불법도 아니지만, 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 통신도 15일(현지시간) 50개국 827명의 회사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34%가 CEO의 연봉이 너무 많다는 응답을 내놨다고 전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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