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9단(1승1패) ●·이세돌 9단(1승1패)
한데 진짜 놀라운 수는 43이다. 권투로 치면 가드를 완전히 내린 수. 44의 급소가 뻔해서 도저히 둘 수 없는 수. 그래도 이세돌은 결행했다. 해설자들이 ‘참고도1’을 보여주며 도대체 어쩌려는 것일까 묻고 있을 때 46까지 태연히 ‘관통’을 허용했다. 스스로 전쟁의 아수라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이다.
흐름도 괜찮은 만큼 ‘참고도2’의 흑1이 정상(?)일 것이다. 한데 이세돌은 왜 평범을 피했을까. 이 수는 상변에 대한 압박이 약해서 백이 손 빼게 되고 다음 둘 곳은 실전보 B의 곳이 뻔하다. B가 워낙 좋은 곳이어서 이 흐름은 낙관할 수 없다. 장기전보다는 전쟁이 낫다는 이세돌의 승부사적 근성이 43에서 나타난 것이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