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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스티나와 함께하는 모녀의 행복스토리 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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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 갓 지났을 무렵, 아버지가 뇌 수술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철없는 오빠와 나, 사회 생활이라곤 한번도 해보지 않은 엄마만 남겨둔 채…. 당장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상황. 엄마는 우리 남매를 위해 일을 시작하셨다. 친척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에서 카운터부터 배추·양파 등 야채 다듬는 허드렛일도 마다 하지 않으셨다.
 시댁에 아이들을 맡기고 재혼하라는 외삼촌들의 설득에 엄마는 심지어 몇 년간 연락을 끊고 사셨다. 우리 남매가 학교에 다니고 혼자서 밥도 챙겨먹을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 때, 엄마는 또다른 권유를 받으셨다. 식당에서 숙식하며 장사를 해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바로 거절하셨다. 돈을 적게 벌더라도 아이들 곁은 떠날 수 없다는 게 엄마의 지론이다.
 고3 어느 날, 대학 진학을 앞두고 엄마와 저녁 식탁에 마주 앉았다. 의대에 지망하겠노라고 말했다. 남들 다 받는 과외 대신 꼭두새벽에 학원 가고 야간 자율 학습으로 높은 수능점수를 받은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도 기뻐하시며 칭찬해 주시리라 믿었지만 뜻밖에 한숨을 쉬셨다. “나는 네가 수술실에서 손에 피 묻히는 의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솔직히 인턴 5년을 뒷바라지하기도 조금 버겁고”라고 말씀하셨다. 엄마 마음은 알지만 못내 섭섭함을 숨길 수 없어 식사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렸다.
 결국 의대 대신 한의학과에 지원했다. 지금은 한의사로서 엄마의 한없는 사랑을 곱씹으며 환자들을 대하고 있다. 아직까지 그때의 미안함을 간직하고 계신 엄마에게 오늘 저녁 맛있는 음식으로 보답해야겠다.

-변임정(35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씨

행복한 밥상 메뉴_팽이버섯을 곁들인 담백한 항정살 조림

:::재료: 구이용 항정살 200g, 새송이 버섯 2개, 팽이버섯 1팩, 마늘 슬라이스 4개, 양파 또는 대파 1개, 청주 또는 과실주 3T, 대파 1대, 깻잎 10장, 볶은 땅콩 3T
<조림간장> 미림 3T, 간장 2T, 진간장 2.5T, 꿀 1t, 참치액 1t, 생강즙 1/2T, 참기름 1t, 물 5T
<고기양념소스> 양파 1/4개, 마늘 1톨, 생강 1톨, 청주 3T, 물 5T,

::: 만드는 법
1. 고기 양념 소스를 믹서에 갈아 항정살에 넣고 2시간 정도 잰다.
2. 새송이 버섯은 4등분으로, 팽이버섯은 밑둥만 잘라준다.
3. 양파는 링으로 3등분, 대파는 흰 부분만 큼직하게 자르고 대파와 깻잎은 채를 썬다.

4. 냄비에 양파를 깐 뒤 새송이 버섯·항정살·팽이버섯 순으로 올린 다음 청주(과실주)를 넣고 뚜껑을 덮어 약한 불로 20분간 찐다.
5. 야채에서 생긴 수분은 모두 따라 버리고 조림간장과 슬라이스한 마늘을 넣고 졸인다.
6. 팽이버섯을 먼저 빼고 항정살과 새송이 버섯은 조금 더 졸인다.
7. 접시에 담아 대파와 깻잎 채를 올린 뒤 볶은 땅콩으로 마무리한다.

요리·사진= 라고스티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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