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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억류 쌀수송선 조만간 송환될듯-남북관계 경색위기 모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남북관계가 청진항에 억류된 쌀 수송선 삼선비너스號 송환문제를둘러싸고 한동안 경색국면으로 치닫다가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는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 10일 밤늦은 시간부터 삼선비너스號 송환을 위한우리측 실무협의 요구에 응하기 시작했다.우리측은 지난 10일 긴급히 베이징(北京)으로 파견한 김형기(金炯基)통일원 정보분석실장과 북측의 상응하는 고위대표간 접촉을 제의했 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무시하고 하급수준의 실무협의를 진행시키는것으로 전해진다.
송환해야 할 선박과 선원을 억류하고 있으므로 아쉬운 것은 우리쪽 아니냐는 태도다.우리측은 당초 북한의 이런 자세에 대해 12일까지 정식 실무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金실장을 철수시키고 이를 1차 베이징회담 합의위반으로 간주할 것이 며 단계적으로 책임추궁을 할 것이라고 북한에 경고까지 했었다.
그러나 결국은 북한의 주장에 밀려 실무선에서 협의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억류된 선원과 선박의 송환이 아쉽기 때문이다.
한편 양측은 협의가 시작된 초기 매우 큰 견해차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사진을 찍은 이양천(李良天)씨가 우리측 당국의 요구에따라 정탐활동을 했다고 자백했다며 이를 시인하고 사과하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정탐활동을 지시한 적이 없으므로 개인적인 행동』임을 전제로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므로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입장차이는 협의가 진행되면서 상당폭 좁혀진 것으로 전해져 선원과 선박의 송환은 수일내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알려졌다.또 다른 쟁점은 아직 보내지 않은 7만5천의 쌀을 모두 보내줄 것임을 보장토록 북한이 요구하는 것으 로 알려진 내용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일 선박억류사실을 뒤늦게 발표하면서 나머지 쌀의 수송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으나 나머지 쌀을 북한이 합의사항을 이행할 경우 모두 보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11일 들어 다소 변화했다.북한이 합의를 끝내 어길 경우 단계적인 책임추궁을 해나갈 것이라고발표함으로써 앞으로 쌀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의 태도변화는 일단 실무대표간 접촉에 응하지 않은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 내놓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그러나 이번사건이 알려진 이후 격분하는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측면이 있음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부가 나머지 쌀을 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더라도 막상 실행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정탐활동 자백」주장은 우리측의 쌀지원 지속 보장을 얻어내려는 수단일 수도 있다.
우리측은 쌀 15만 제공은 이미 1차 베이징합의에 포함돼 있으므로 새로운 보장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이 부분은 비밀약속등의 형태로 해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북한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오는 20일께 3차 쌀회담을 개최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康英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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