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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도구·시약 귀해 연구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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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의 루치아 멘도사 프레비아토(54) 교수는 남미의 독특한 풍토병인 '샤가스병'이 어떻게 발병하나를 밝혀내 상을 받게 됐다. 샤가스는 현지어로 '바바'라 불리는 곤충이 물면 옮는 치명적인 풍토병이다. 멘도사 교수는 "브라질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과학계에서 여성 차별이 적은 나라"라고 말한다.

실제 연구계의 여성 비율도 50%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현상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여성 비율이 높은 이유가 과학자들의 급여 수준이 너무 낮아 남성들이 산업계로만 몰리는 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과학자들의 월 급여는 약 300달러로 일반 기업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8년 동안 월급이 오르지 않았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가 토로하는 연구의 또 다른 어려움은 연구비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기본적인 실험장비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멘도사 교수는 "브라질에는 연구에 필요한 실험도구와 시약을 만드는 기업도, 수입하는 기업도 없다"며 "이를 확보하는 게 가장 곤욕"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국제기구의 연구비 지원이나 미국대학과의 공동 연구를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힘든 연구환경과 적은 월급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과학자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만은 다른 국가보다 더 높다고 강조했다.

"미국 하워드힉스 의학연구소와 세계보건기구(WHO) 연구비 등 해외 기구와 연구소의 연구비 지원을 제때 따낼 수 있어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멘도사 교수는 털어놓는다.

대학교 2학년 때 만난 남편과 같은 대학에서 함께 연구하고 있으며, 딸(24)과 아들(22)도 엄마를 자랑스러워해 행복하다고 한다.

브라질에는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루 외에는 권위있는 대학이 거의 없다.

그래서 그는 브라질 국립과학원 소속 과학자들과 함께, 방학 때마다 연구상황이 훨씬 열악한 지방에서 온 브라질 대학생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이들에게 자신의 실험실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후진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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