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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산책>"우리 아이들을 성폭력으로부터 지키기위하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어느 국민학교 여학생이 이웃집 아저씨로부터 성폭행당하자 부모가 『어린 것이 벌써부터 남자를 밝힌다』며 심하게 매질했다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내는 블랙코미디같은 이 일화는 부정하고 싶지만 아동의 성학대 에 대한 우리의 인식수준을 간접적으로 시사해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92년 여성개발원의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피해자의 상당수가 15세 이전에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성에 대한 지나친 금기의식 때문에 아동의 성학대는사회적인 문제로 쟁점화되지 못하고 있다.성폭행의 피해자는 혼자가슴앓이해야 하고 부모와 교사들은 피해자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른다.
『우리 아이들을 성폭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하여』(나남,유가효.
남정림 공역)는 부모.교사.정책결정자들이 아동성학대를 바로 이해하고 대처할수 있도록 전문적인 연구결과를 쉽게 풀어쓴 지침서다.저자 미리엄 사피라(54)는 성폭력아동.부모. 가해자들을 오랫동안 상담한 아동성학대 전문가로 82년 이 분야에 관한 업적으로 여성언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이 책의 특징은 전문가적인관점을 취하고 있지만 일상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례와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예컨 대 사피라는 아동이 성추행당했을때 나타나는 징후들로 ▲자주 씻음▲음식거부▲낯선 사람에대한 갑작스런 공포▲어둠에 대한 공포▲오줌싸기▲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행동등 주변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는 행동유형 27가지를열거한다.
또 부모들이 아동성학대를 알아냈을때 취해야 하는 행동으로▲사실을 인정하라▲절대 아동을 꾸짖거나 벌주지말라▲아동자신은 그 일로 비난받지 않으며 이야기한 것은 잘한 일임을 확신시켜주라▲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라는 등의 조언을 하고 있다.
金蒼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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