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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가 부족해’ 0석 된 진보신당 “제2 창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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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민의 따뜻한 채찍질로 받아들이겠다.”(민주노동당)

“어제 하루만 참담했다. 오늘부턴 다시 씩씩하게 걷겠다.”(진보신당)

18대 총선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표를 손에 든 양당은 외견상 10일부터 기지개를 켰다. “다시 출발선에 섰다”는 그들이지만 속내는 복잡해 보였다. ‘오그라든 진보’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다.

5명을 국회로 보내는 데 성공한 민노당은 그나마 상황이 나아 보인다. 지난 총선의 절반으로 의석 수가 줄었지만 영남 2석 목표를 채운 데 의미를 부여하는 모양새다. 민노당은 종래 노선을 유지하되, 작은 부분에서 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박승흡 대변인은 “5석으로는 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대중 투쟁을 비롯해 원외와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농민 상경 시위 등의 투쟁 방법은 효과와 적절성 여부를 세밀히 검토해 수정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친북주의’와 관련해선 “대중의 정서는 고려하되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한 진정성은 지켜갈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진보신당은 기대를 모은 노회찬·심상정 두 후보가 석패했다. 정당 지지율 0.06%가 부족해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하는 데도 실패했다. 민주와 통일을 넘어선 ‘평등·평화·생태·연대’라는 새 비전을 내세웠지만 유권자의 반향을 끌어내지 못했다. ‘시간과 돈, 조직이 모두 없었다’는 내부 평가에 따라 지역 조직을 정비하는 등 ‘제2창당’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두 정당의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선 양측 모두 “분당 과정에서 상처를 주고받아서 아물 때까진 숨 고르기를 해야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부인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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