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뮤지컬 ‘맘마미아’ 내일 500회 공연 막올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나게, 즐겨봐, 인생은 멋진거야.’ 
옛 남자들의 갑작스런 출현에 괴로워하는 도나를 다독이는 타냐와 로지. 열정이 가득했던 젊은 날의 무대 의상을 꺼내 입고 ‘댄싱퀸’을 함께 부르는 이들 40대의 세 친구 모습은 객석에 앉은 관객에게도 위로가 되기에 충분하다. ‘맘마미아’를 500회 국내 공연(9일)까지 끌고 온 힘이 여기 있다.
  스웨덴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을 엮어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는 1999년 영국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 160여 개 도시에서 공연되고 있는 인기작이다. 국내에선 신시뮤지컬컴퍼니가 한국어 공연으로 2004년 첫 무대를 올린 이후 대구(2005), 서울(2006), 성남(2007)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다. 지금까지 공연장을 다녀간 관람객은 70만 명에 달한다.
  작품의 매력이라면 무엇보다 시대를 초월해 공감대를 넓힌 아바의 노래다. ‘댄싱퀸’ ‘아이두아이두’ ‘맘마미아’ ‘치키티타’ 등 22곡이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극의 긴장과 이완을 주도한다. 20년 만에 샘과 마주한 도나의 ‘맘마미아’에선 ‘이럴수가!’ ‘어머나!’라는 의미처럼 혼란스런 심정이 배어난다. ‘슬리핑 스루 마이 핑거스’에선 결혼식을 앞둔 딸 소피의 머리를 빗겨주는 도나의 복잡하고 애잔한 감정이 전달된다. ‘아이 해브 어 드림’에선 결혼 대신 자신을 찾아 떠나는 소피의 설렘과 희망이 엿보인다. 20~30대로의 관객 쏠림현상이 심한 요즘의 뮤지컬 공연 추세와 달리 객석의 50% 이상을 중장년층이 차지하는 이유다.
  대중적인 노래와 더불어 흥미를 배가시키는 것은 탄탄한 스토리와 그에 담긴 주제다. 결혼을 앞둔 소피가 자신의 친아버지를 찾기 위해 벌인 소동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속엔 가족애와 사랑, 우정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려진다. 대출금을 갚으며 살아가는 일상의 고단함, 결혼을 앞둔 딸과의 소소한 갈등, 오랜만에 뭉친 친구들이 주는 편안함, 너무 늙지도 젊지도 않은 중년 남녀의 옛사랑에 대한 애틋함, 젊은 남녀의 불타는 사랑 등 우리의 일상을 훑는 에피소드가 제자리를 찾아 들어앉아 있다.
  커튼콜은 이 공연에서 놓칠 수 없는 재미다. 무대 양쪽에 설치된 무빙 라이트와 반짝이 의상으로 갈아입은 출연진의 노래는 콘서트장을 찾은 듯한 착각을 준다.
  5월 14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서울 공연 이후엔 7월 광주를 시작으로 창원 대구에서 공연된다. 한진섭 연출. 최정원, 이재영, 김선경, 전수경, 이경미, 황현정, 정영주, 성기윤, 박지일, 황만익, 이정미, 김보경 등 출연. 샘 역의 성기윤과 무대감독 김지명은 초연 때부터 지금까지 500회 공연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무대에 참여했다. 문의 1544-1555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