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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발명영재반 첫 수업

중앙일보

입력

지난 해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에 참가한 선배들의 모습이 담긴 슬라이드가 상영되자 아이들의 눈빛이 빛난다. ‘올해엔 내가 꼭 저 자리에 서리라’란 다짐이 야무지다. 지난 달 31일. 송산중학교 발명교실에서 진행 된 고양시 ‘2008 중1 발명영재반’의 첫 수업을 찾았다.
 
 발명교실은 지난 1997년 고양교육청 부설로 만들어졌다. 매년 3월 각 학교의 추천을 받고 시험을 치러 초등 5, 6학년과 중등 1학년 학생들을 선발한다. 선발된 학생들은 12월까지 매주 한번씩 모여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발명교실이라 해서 뚝딱뚝딱 뭔가를 만들어내는 공작 정도로 생각한다면 오산. 수업은 전반적인 창의사고력 계발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30주 교육과정 중 창의력계발 수업이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발명기법과 특허를 비롯한 다양한 공작실기로 진행된다. 학생들의 지도를 담당하는 김교식(54) 교사는 “마인드맵 등 학생들의 창의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이 주를 이룬다”며 “로봇이나 RC카 등을 만들고 발명품을 제작하는 것 또한 이러한 창의사고력 계발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첫 수업에서 공개된 세계청소년창의력올림피아드의 과제는 RC카 장애물통과. 학생들은 직접 만든 자동차를 리모컨으로 조정해 불가능해 보이는 다양한 장애물을 통과해야 한다. 단순한 ‘만들기’를 넘어 장애물 통과를 위한 수학과 물리, 기발한 창의적 사고는 필수다.
 10년 남짓 발명교실을 운영하면서 이룬 성과는 화려하다. 1998년 전국학생두뇌올림픽 금상수상을 시작으로 99년 전국학생발명창작실기대회 대상, 2006년 전국창의력올림피아드 금상 등 크고 작은 국내 대회를 두루 섭렵했다. 어느새 각 대회마다 고양교육청 부설 발명교실의 학생들은 가장 주목받는 참가자가 됐다고. 2002년부터는 미국 테네시대학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창의력올림피아드에 참가했고 지난해엔 중등부 학생들이 다빈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올해 선발된 중1 발명영재반 학생들의 1차 목표 또한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3년째 발명교실에 참여했다는 박성현(벽제중1)군은 “세계대회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고 장래엔 물리학자가 되는 게 꿈”이라며 “발명교실의 수업이 학교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준영(송산중1)군도 “많은 대회에 참가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며 “나중엔 과학자가 돼 좋은 발명품을 많이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과학분야에 관심이 많고 창의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해 놓으니 학생들의 취미까지도 과학과 멀지 않다. 외교관이 꿈인 김다은(신일중1)양은 “평소 재활용품을 이용해 이것저것 만드는 걸 좋아해 발명교실 수업이 많이 기대된다”며 “세계대회에 나가 좋은 성적을 내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발명품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수학교수가 꿈인 손주희(신일중1)양도 “평소 과학을 소재로 한 만화를 즐겨봤다”며 “(발명교실은)보기만 하던 과학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2008년 중학교 1학년 발명영재반 선발학생은 다음과 같다. 최준영 지승재 김윤아(송산중) 박운철 조현우(대화중) 김범준(목암중) 손유창(백석중) 권준현 박재범(백신중) 박성현(벽제중) 윤한얼 김다은 심우석 손주희(신일중) 김예빈 홍영재(오마중) 김상현(일산중) 이원영 남희주(장성중) 이경주(풍동중) 신아름 이명준(안곡중) 이기연 김상엽(풍산중) 이상 24명.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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