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기름유출 오염현장-油처리제 과다살포 문제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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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번 오염사고 발생으로 인한 굴.조개.가두리 양식장의 피해를줄이기 위해 당국에서는 선박 뿐만 아니라 항공방제를 통해 수백t에 달하는 유처리제를 뿌릴 것으로 알려져 유처리제에 의한 2차오염이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
해양에 유출된 기름은 물보다 가벼워 표면에 막을 형성,해류를타고 이동하게 되고 연안까지 밀려가 모래.펄.바위를 오염시킨다.또 물과 섞여 덩어리(oil slick)로 뭉치게 되면 가라앉아 바다 밑바닥까지 오염시키게 된다.이때문에 유분산제(dispersant)라고도 불리는 유처리제를 뿌려 기름을 물에 녹여뭉치는 것을 막는다.
마치 기름기를 가진 빨래 속의 때를 비누로 떼어내는 것과 같이 기름덩어리를 잘게 부숴 물에 풀어주는 것이다.
유처리제에는 기름을 분산시키는 계면활성제,즉 세제성분이 30%정도 들어있고 나머지 70%는 이들 계면활성제가 기름과 잘 반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파라핀계 오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유처리제 성분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계면활성제 성분도 문제지만 유처리제에 들어있는 방향족(芳香族)탄화수소가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과도하게 살포할 경우 해양생물에 적지않은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실제로 서울대 김상종(金相鍾.미생물생태학)교수팀의 연구결과에따르면 국내 유처리제는 기름을 분해하는 세균의 성장을 저해하고대사활동을 방해,결국 유류오염피해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높은 농도에서는 식물성플랑크톤이나 물고기.새우등의 호흡을 차단하는 것 외에 세포막에 축적돼 세포분열을 방해하는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때문에 유처리제 사용으로 인한 2차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출된 기름의 20%이내에서 최소한의 양만 살포해야 한다.
따라서 두척의 배가 그물을 끌듯 표면에 뜬 기름을 긁어 모으는「트롤 스키머」나 흡착제를 적극 활용해 유처리제 살포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姜讚秀 환경전문기자.理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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