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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통령 美의회연설 의미-대등한 동반자 한국위상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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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美 상하 양원 합동연설은 54년 이승만(李承晩)대통령,89년 노태우(盧泰愚)대통령에 이어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세번째다.
매년 많은 외국의 국가원수들이 미국(美國)을 방문하지만 의회에서 연설 할 수 있는 기회는 불과 2~3명에게 주어질 뿐이다. 그만큼 美의회 연설은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원수들에게 있어 가장 의미있는 행사중 하나로 꼽힌다.金대통령의 이번 연설도 그런 측면에서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그러나 金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이같은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차원을 떠나 보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광복 50주년이자 분단5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시점을 맞아 美국민을 대표하는 의회에서 전통적인 韓美동맹관계를 돌이켜보고 이를 토대로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큰 뜻을 지니고 있다.
金대통령이 이번 연설을 통해 美국민에게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크게 세부분으로 요약될 수 있다.
먼저 반세기에 걸친 성공적인 양국관계를 평가하고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와 함께 21세기 亞太시대에 대비,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점이다.
金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양국관계에 언급,전통적인 혈맹관계를 재확인하며『양국은 일방적인 도움을 주고 받던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으며 자유와 번영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성숙한 동반자가 됐다』고 역설했다.
과거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던 나라가 아니라「대등한 동반자」관계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한 것이다.
金대통령은 당면과제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균형적인 통상관계를 꼽았다. 우선 한반도 평화문제와 관련,金대통령은『북핵(北核)문제의 해결을 위한 韓美간 공동보조는 핵개발 의혹이 분명히 풀릴때까지 강력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對北)경수로 지원과 쌀제공.경협확대등 최근 우리가 취하고 있는 조치들도 결국 북한을 대화와 협력의 場으로 유도하기 위한 노력인 만큼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통상문제에서는 상호 균형적인 통상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이날 金대통령이 미국에 전하려는 핵심적인 메시지는 한마디로「21세기 亞太시대를 향한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라는 연설제목에 함축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다가올 새로운 세기에서도 양국의 혈맹관계는 더욱 굳건해야 하며,그것이 바로 양국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기여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亞太중심국으로서 양국의 협력관계는 과거보다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으며,그런 점에서 안보위주의 협력차원이 아닌 상호보완적동반자 관계에서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金斗宇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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