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李駐憲씨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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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젊은 미술평론가 이주헌(李周憲.34)씨가 지난해 8월말부터 50여일간 유럽일대의 미술관을 아내.두아들등 가족과 함께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책으로 펴냈다.
우리들에게는 아직 다소 생소한 유럽의 국립.개인미술관과 이곳에 소장된 여러 작가들의 일생과 작품세계등을 기행문이라는 낯익은 형식을 빌려 소개,일반인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유럽미술의 주요 흐름을 이해하게끔 도와준다.
책이름은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 1,2:이주헌의 행복한 그림읽기』(학고재刊).가족과 함께 미술관을 순례하면서 겪은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중간중간 삽입해 통상적인 미술 전문서적들이갖는 난해함과 지루함에서 일단 벗어난다.
두 아들도 「땡이」「방개」라는 집에서 부르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친숙한 느낌을 더해준다.
저자가 찾아간 장소는 10개국 15개 도시에 산재한 미술관 50여곳.이 가운데 14개 도시의 29개 미술관을 여행순서에 따라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 유럽에 밀집된 여러 미술관에 소장된 명품들을 평이한 문체로 부담없이 안내한다.여행과 미술감상이라는 두가지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또 서양미술의 흐름을 미술사적 입장에서 서술하지 않고 저자의감성과 느낌을 최대한 반영했다는 점에서 특징을 보인다.서양인의눈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으로 읽는 서양미술의 이해를 시도하고 있다. 예컨대 李씨는 독일 뒤러미술관에 소장된 뒤러의 초상화를최순우(崔淳雨)前국립중앙박물관장이 쓴「이항복의 초상」과 비교하는가 하면 브뤼셀 왕립미술관 부분에서는 피터 브뤼겔과 단원 김홍도의 인간이해를 견주어보기도 한다.
대영박물관 장(章)에서는 고대 예술가들의 혼백을 불러내 좌담하는 형식으로 글을 꾸며 스타일 변화도 꾀하고 있다.이밖에도 각 미술관의 주소.교통.전화번호등 관람메모를 작은 박스안에 처리,안내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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