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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국제 마피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脫냉전시대에 접어든 게 벌써 여러해 전인데도 각국의 정보기관들은 전보다 훨씬 바빠졌다.예산도 많이 늘었지만 턱없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다.
활동목표가 첩보활동에서 범죄 소탕으로 바뀌면서 범죄의 양상이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양화.지 능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어떤 나라의 정보기관이든 최대의 소탕 목표로 삼고있는게 「초국가적 범죄제국」으로 불리는 「新마피아」다.
마피아란 본래 19세기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섬을 주름잡던 反정부 비밀결사조직이었다.
이 조직의 일부가 192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시카고등대도시에 뿌리박으면서 범죄조직을 구성한 것이 마피아의 모태(母胎)였다.이들은 매음.도박 .마약을 이용해 엄청난 부(富)를 쌓았으며,매수한 정치인.법관.경찰의 비호(庇護)아래 치외법권적특권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몇년새 전세계 범죄조직을 장악한 新마피아에 비하면 종전의 마피아 세력은 「아이들 장난」에 불과하다는 게 각국정보기관들의 공통된 견해다.종전의 마피아는 교육도 받지 못한 건달들이었고,어떤 면에서는 순진하기도 했지만 新 마피아는 훨씬세련되고 국제화됐으며 극도로 위험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다.이들이한햇동안 거둬들이는 수익이 미국정부의 한해 예산과 맞먹는 1조달러에 달한다는 보고가 나오는가 하면 이들이 조만간 핵무기를 갖추게 될는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돌고 있는 것이다.
新마피아의 등장 배경을 美중앙정보국(CIA)은 네가지로 꼽고있다.첫째는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발달,둘째는 공산권의 몰락,셋째는 국경(國境)의 기능 감소,넷째는 부국(富國)의 마약 소비성향이라는 것이다.그렇게 보면 러시아와 중국의 범죄조직들이 新마피아의 중추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도 나름대로의 타당한 근거를 갖는 셈이다.옛 공산권국가의 범죄자들에게 서방의 자유시장경제체제 국가들은 좋은 먹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야쿠자까지 가세한 러시아.중국의 국제 마피아 범죄조직이 우리나라까지 넘보기 시작했다는 일부 보도는 그런 점에서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그들의 제1단계 작전이 헤로인.히로뽕등 마약이라는 사실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그만큼 국민들 의 정신상태가 허술하고,치안상태에 허점이 많다는 얘기도 된다.그렇지 않아도 불안하고 뒤숭숭한 터에 국제범죄조직까지 날뛴대서야 어찌 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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