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民心-백성의 뜻으로 지금의 여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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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중국은 장기간의 전제군주정치에도 불구하고 「백성이 제일」이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요순(堯舜)이 추앙받는 까닭도 민본주의(民本主義)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민본주의를 최초로 제기한 이는 맹자(孟子)였다.그는 국가의 구성요건 세가지를 들면서 첫째가 백성,둘째가 사직(社稷),마지막이 임금이라고 했다.
그 백성의 의지가 민심(民心)이다.지금말로 하면 여론(輿論)쯤 되지 않을까.맹자에 의하면 천하를 얻는 방법은 민심을 얻는것이라 했다.그는 민심을 잃어 천하를 잃은 경우로 대표적 폭군인 걸(桀)과 주(紂)를 들었다.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은 하늘(天)이 우주만물의 주재자(主宰者)라는 소위 천명사상(天命思想)을 굳게 믿었다.
그래서 천자(天子)의 임면권(任免權)도 하늘에 있는데 반드시민의(民意)를 좇아 행했다는 것이다.하늘의 의지는 곧 백성의 의지와 같다는 뜻이 된다.여기에서「민심은 천심(天心)」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민심은 위정자의 정치행태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그래서「민심은 무상(無常)하다」는 말이 나왔으며,위정자는 늘 민심의 향배(向背)에 신경을 써야 했다.
혹 천자가 직분을 망각하고 학정(虐政)을 일삼으면 민심은 등을 돌리게 될 것이고,그러면 하늘도 뜻(天命)을 바꾸어(革)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혁명(革命)이라는 것이다(「革命」참조).그러니까 옛날에는 민심을 잃 으면 혁명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참으로 무서운 것이 민심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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