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豊붕괴 애태우는 실종자 가족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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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내 아들,딸에겐 언제쯤 저런 기적이….』 최명석(崔明錫)군.유지환(柳智丸)양에 이어 15 일 오전11시10분쯤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에서 박승현(朴勝賢)양의 구조소식이 방송을 통해 전해지자 사고후 17일동안 가족의 생환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서울교 대 체육관은 순식간에 설레임의도가니로 변했다.
특히 첫 생존자 확인보도 직후 10여분간 생존자의 신원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자 실종자 가족들은 행여 자신들의 가족 이름이들려올까 지칠대로 지친 몸을 가누며 방송보도에 눈과 귀를 기울이며 애를 태우기도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생존자 소식이 알려진 직후『벌써 17일이 지났는데 정말 또 생존자를 찾아낸 것이냐』며 반신반의하는 표정을짓다 이날 오전11시15분쯤 朴양이 무사히 들것에 실려 나오는장면이 TV를 통해 방송되자 탄성과 함께 박수 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생존자 朴양의 신원과 아버지 박제원(朴濟元.52)씨와 어머니 고순영(高順英.45)씨의 신원이 차례로 밝혀지자 실종자 가족들은 한 순간 시름을 잊고 마치 자신들의 가족이 살아돌아온 듯한 들뜬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점차 생환의 기대가 잦아들고 있는 시점에서 朴양이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구출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생환의 기대를 다시한번추스리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실종자 구출작업이 늦어지고있는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종된 막내딸을 찾고 있는 김종영(金鍾永.62)씨는 『朴양의구조소식이 또다시 가슴을 뛰게 한다』며 『우리 딸에게도 기적이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풍백화점 의류부 직원인 딸의 소식을 기다리던 천영자(千英子.57.여)씨는 『朴양의 생존소식이 반갑기 그지 없지만 두세명의 구출소식에 수백명 실종자의 아픔이 묻혀지지나 않을까 근심스럽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朴양과 함께 인근에 갇혀있던 또다른 생존자가 있다던 일부 방송보도가 현장 수색작업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슬픔이 북받치는 듯 『멀쩡히 살아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 자식은 어찌된 ■이냐』 며 목놓아 울부짖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徐璋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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