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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그사람 그후" 출연자 1백명 돌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살다보면 이따금 「그때 그사람」을 만나고 싶을 때가 있다.「딴세상에 사는 사람」쯤으로 여겼던 유명인들이 어느샌가 평범한 이웃으로 변한 모습을 보는 감회는 새롭다.
한때 세간의 화제가 됐던 인물들의 근황을 소개하는 MBC-TV 『그사람 그후』.이 프로의 미덕은 시청자들의 「회고취미」를충족시켜 준다는 데 있다.교양물로 보기드문 20%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비결도 여기에 있다.
『그사람 그후』의 출연자가 13일로 1백명째를 돌파한다.그동안 출연했던 인물들의 면모를 보면 연예인.운동선수등 대중스타에서부터 영화『엄마없는 하늘아래』등 감동드라마의 주인공,무장탈영병,초대 우량아등 각계각층의 인물들이 망라돼 있다 .
16일간 매몰된 탄광속에 갇혀 있었던 양창선씨,망망대해에서 거북이등을 타고 떠다니다 16시간만에 구조된 김정남씨등 천운의주인공들도 단골 손님.
『그사람 그후』는 발로 뛴 흔적이 역력한 프로다.PD5명,작가4명으로 짜여진 제작진은 매주 서너명의 인물선정을 위해 며칠씩 묵은 신문.잡지를 샅샅이 뒤진다.
그러나 소재파악에서부터 벽에 부닥칠 때가 많다.해당기사를 쓴기자의 묵은 취재수첩을 찾거나 동사무소를 통해 이사다닌 경로를추적한다.
경찰의 182센터에 의뢰하기도 하지만 김정남씨처럼 흔한 이름을 가진 경우는 같은 나이의 동명이인 76명을 모두 확인하는데만 꼬박 2개월이 걸렸다.
천신만고끝에 기껏 찾아낸 인물도 대부분 출연제의를 거절하기 일쑤다.『조용히 살고 싶다』는게 이유.문전박대를 무릅쓰고 찾아가 읍소작전을 벌이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안부전화를 걸면서 「지칠 때까지」 공을 들인다.
6.25에 참전한 여자해병대원이 있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특종」이었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아버지의 영정을 들고 있던 외신보도 사진의 주인공 조천호(당시5세)씨는 해마다 5월만 되면 언론의 추적을 피해오다 『그사람 그후』제작진이 처음으로 스튜디오에 불러냈다. 물에 빠진 여가수 이수미씨를 구조했던 은인,인질극을 벌인 탈영병 검거에 투입됐던 군인,이한열군이 최루탄에 맞아 숨진시위현장에 출동한 진압전경들이 당사자를 만나고 싶다며 연락을 해오는등 방송후일담도 풍성하다.
13일 방영되는 특집편에서는 13년만에 귀국한 펄시스터스 배인숙씨를 비롯,임춘애.서선앵.김영희씨등 시청자 설문조사에서 다시 보고 싶은 인물로 선정된 17명이 출연한다.
芮榮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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