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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피워킹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시각장애인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안내견을 본 적이 있는가? 사람보다 영특하고 듬직해 보이는 이 개는 보통 자원봉사자들에게 훈련을 받아 훌륭한 안내견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런 훈련을 보통 퍼피워킹(puppy walking)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화재의 안내견 학교가 퍼피워킹으로 가장 대표적이다.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는 퍼피워커라 불리는 자원봉사자 33명과 훈련견 33마리가 있다. 현재까지 약 50마리의 안내견을 배출했다. 훈련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1년 정도다. 다음은 훈련견으로 태어나 안내견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번식(Breeding)
안내견 학교에서 번식되는 강아지들은 엄선된 종견과 모견에게서 태어난다. 안내견의 종견과 모견은 안내견으로 가장 적합한 품성과 혈통이 검증된 개들 중에서 선발된다. 자연교배에 의한 번식이 일반적이나 때로는 인공수정기술을 사용하기도 한다.

퍼피워킹 (Puppy Walking)
안내견 학교에서 태어난 생후 7주된 강아지(Puppy)들은 일반가정에 1년간 위탁하여 사회화과정을 거친다. 위탁기간 동안 예방접종 및 기본 사육용품 등은 안내견 학교에서 전부 지원한다. 이 기간 동안 강아지는 정기적으로 테스트를 받으며, 종견이나 모견의 후보가 아닌 경우에는 중성화수술을 받는다.

안내견 훈련 (Guide Dog Training)
1년 동안 퍼피워킹을 마친 강아지는 약 1개월에 걸쳐 안내견 으로의 적합성 유무를 테스트하는 종합평가를 받는다. 합격된 개들은 본격적인 훈련에 투입된다. 훈련기간은 6~8개월로 국가나 양성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며 훈련장소는 안내견 학교 외에도 실제 생활공간인 도로, 상가, 교통수단 등 여러 가지 환경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훈련과정은 배변, 식사 등 기본 훈련과 복종 훈련(Obedience), 지적 불복종훈련(Disobedience; 장애물이나 위험상황을 인지하여 주인의 명령과는 관계없이 안전한 방향으로 행동하게 하는 훈련), 다양한 상황에서의 보행 및 교통훈련 등으로 구성된다.

시각장애인과의 만남 (Matching)
매칭은 안내견 분양을 원하는 시각장애인의 성격, 직업, 걸음걸이(보폭, 속도), 건강상태 및 생활환경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안내견을 선정하는 것이다. 매칭(Matching)은 매우 중요한 과정으로 안내견들이 충분한 능력을 발휘하여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사용자 교육 (Client Training)
시각장애인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안내견이 선정되면 예비 사용자가 안내견과 함께 4주간의 교육과정을 밟는다. 2주 동안은 안내견 학교에 마련된 숙소에서 지내며 안내견의 일반 관리를 위한 교육을 받고, 나머지 2주는 시각장애인의 주거지와 주요 보행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현지 교육을 위한 시간이다.

사후관리 (Follow-Up)
안내견이 분양된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훈련사들이 가정을 방문하여 시각장애인의 보행상태와 함께 안내견 건강 등을 세밀히 점검한다. 매년 두 차례의 정기적으로 사후관리를 시행한다.

은퇴견 관리 (Retired dog Care)
은퇴한 안내견은 자원봉사자 가정으로 위탁(은퇴견 홈케어)되거나 안내견 학교로 돌아가게 된다. 또한 새로운 안내견이 대체분양(Replacement)되며 물론 이 경우에도 교육과정을 밟는다.

안내견에 대한 에티켓
1. 보행중인 안내견을 쓰다듬는 등의 접촉은 피해주세요.
안내견은 주로 라브라도 리트리버 종으로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기 때문에 안내견의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만지게 될 경우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에 지장을 주어 예기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2. 안내견에게 먹을 것을 주지 마세요.
안내견이 보행 중에 먹을 것을 탐하면 시각장애인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안내견은 주인이 주는 사료만을 먹어야 한다. 귀엽다고 해서 안내견에게 과자와 같은 음식을 주는 건 안내견이나 시각장애인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이다.
3. 안내견을 부르지 말아 주세요.
안내견이 너무 기특한 나머지 관심을 끌어 보기 위해 ‘메리∼’, ‘쫑∼’, ‘쯧쯧’ 등의 소리로 안내견을 부르는 것은 안내견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는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방해할 수 있다.
4. 버스정류장에서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버스를 기다리고 있거나 횡단보도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는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번호를 알려주시거나 신호등이 바뀌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 좋다.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은 버스번호나 신호등이 바뀌는 것을 주변사람이 도움이나 주변 상황을 판단해서 알 수 있다. 개는 색맹이므로 신호등의 색깔을 구분하지 못한다.

tip: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에서는 견사관리를 도와주실 자원봉사자도 모집한다. 자원봉사자는 안내 견학교 직원과 함께 안내견이 머무르게 되는 견사청소와 안내견 개체관리 (목욕, 그루밍, 산책 등)를 하게 된다. 자원봉사인증서도 발급된다.

정유진 객원기자 yjin78@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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