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기택총재-명분없는 新黨 실패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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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권교체하자고 통합할땐 언제고 당을 이렇게 흔들어 놓을수 있는가.』 일요일인 9일 북아현동 자택에서 만난 이기택(李基澤)총재는 동교동계의 신당창당 움직임이 가속화되는데 대해 불만부터 털어놓았다.그는 8월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거세를 위한 동교동의 공세를 예상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신당창당으로 나타 난데 대해 당혹감과 배신감을 느끼는 표정이었다.
-동교동측의 신당창당 작업이 기정사실화됐는데.
『(큰 소리로)자기들 마음대로 되는가.게다가 지금은 삼풍사고로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국회도 열려있다.정치가 이래선 안된다.3년전 통합할때 지역당 굴레를 벗고 전국에 기반을 둔 수권정당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내자고 철석같이 약속했었다.』 -바로 그정권교체를 위해 舊여권까지 포함한 새로운 정당을 구상한다는 것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의 구상인데.
『절대로 실패할 것이다.아직도 국민들은 정통야당에 대한 기대가 많다.특히 舊여권인사들을 끌어들인다해도 金이사장이 주도하는한 전국적인 지지를 얻는데 한계가 있다.무엇보다 신당의 명분이없지 않은가.』 -동교동의 이같은 움직임을 예상했는가.
『솔직히 말해 검토할수도 있는 방안이라 생각했다.신당창당은 金이사장이 자연스럽게 정계에 복귀하기 위한 수순일 것이다.지난해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金이사장이「민주당을 업고 정치하지는않겠다」고 했지 않았나.』 -李총재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며칠내로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당창당의 부당성을 밝히겠다.정권교체 하나만 믿고 핍박을 감수하며 어려운 야당생활을 해온 많은 동지들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다.』 -혹시 영남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이 신당반대를 위한 실력행사에 들어가면 어떻게 할것인가. 『(한참 침묵한뒤)그렇게야 하겠나.다만 박수를 보낼수는 없을 것이다.』 -당장 소속의원들의 동요가 심한 것같다.얼마나남아있을 것 같나.
『호남출신이야 모르겠지만 명분없는 창당에 따라갈 의원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공천이 보장되면 거절할 의원들이 있겠는가.
『우리정치의 문제점이다.정치를 勢로만 보면 안된다.그런 점에서 신당창당은 줄서기를 강요하는 구시대적 정치행태를 재연하는 꼴이 된다.』 -金이사장을 만나 담판을 지을 생각은 없는가.
『글쎄….』 (이런 말을 하는동안 李총재는 개혁모임의원들과 수도권의원들의 이름을 들며 어찌될까를 묻는등 큰 관심을 보였다.그는 또 측근들에게 『의원 3분의2이상이 빠져나가면 당의 존속여부가 위협받는게 아니냐』고 묻는등 불안한 모습이었다).
〈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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