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여자 초등학생 납치 미수 사건을 접한 학부모들은 충격에 빠졌다. 31일 서울 동부이촌동 신용산초등학교에서 100여 명의 학부모가 수업을 마치고 나올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형수 기자]
주정식 일산경찰서 형사과장은 “성추행이나 성폭행하려고 했었느냐는 질문에 이씨가 그렇다고 인정했다”며 “엘리베이터 안에서 성 범죄를 저지를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미성년자 상습강간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고 2년전 출소했다. 경찰은 이씨가 추가 범행을 했는지 조사 중이다.
납치 미수 사건의 용의자는 검거됐지만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찰이 사건 발생 후 나흘 동안 허송세월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질책을 받고서야 부랴부랴 총력 수사에 돌입하는 등 허술한 치안 관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진 지 6시간 만에 이씨를 검거했다.
일선 초등학교에는 아이들을 데려가려는 학부모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 이날 낮 12시쯤 대화동 S초등학교 정문에는 학부모 80여 명이 아이들의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학교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 A양이 다니는 곳이다.
딸이 지난해 A양과 같은 반이었다는 신혜원(38·여)씨는 “안양 살해범도 경찰에서 여러 번 조사를 받았지만 살인을 저지르고서야 잡히지 않았느냐”며 “(A양의) 부모가 나서지 않았다면 이번 사건도 묻혀버렸을 것 같아 경찰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동작구 K초등학교 앞 도로에도 아이들을 ‘픽업’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세워둔 승용차가 줄을 이었다. 3학년 아들을 데리러 온 김모(42)씨는 “지난해엔 아이를 집까지 걸어오게 했었는데 지난달부턴 매번 아이를 데리러 온다”고 밝혔다.
글=박유미·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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