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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야구를 좋아해 … 부시 미국 대통령은 시구 ‘단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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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역대 한국 대통령들의 시구 모습. [중앙포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3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워싱턴DC AFP=연합뉴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31일(한국시간)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전(워싱턴 내셔널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시구를 했다. 스트라이크존보다 한참 높게 볼을 던진 뒤 부시 대통령은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의 마이크를 잡고 입담을 과시했다. 2005년 개막전 시구가 원바운드로 굴러간 것을 의식한 듯 “오늘은 땅볼을 던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높은 공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예일대 야구선수이기도 했던 부시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하기 직전인 1994년까지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를 맡기도 했다. 야구에 대한 열정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시구 외의 야구 발전에는 큰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단주 재임시절에 아메리칸 리그-내셔널 리그 교차 경기인 인터리그제 도입을 반대했고, 지금의 텍사스 홈구장인 알링턴볼파크도 그가 돔구장을 못 짓게 하는 바람에 노천구장으로 건축됐다. 당시 텍사스 팬들은 “무더운 날씨를 감안해 돔구장을 짓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부시는 “야구는 원래 햇볕을 보면서 밖에서 하는 게임”이라며 거부했다. 이로 인해 텍사스 선수들과 팬들은 여름 무더위에 무척 고생을 한다.

◇시구를 즐기는 미국 대통령들=대통령의 시구는 미국에선 흔한 일이다. 워터게이트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60년대 후반 및 70년대 초반 올스타전에 자주 나와 시구를 했다.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케네디 스코어(8-7)의 유래가 된 케네디 대통령은 팔을 다치지 않았다면 프로 선수가 됐을 정도로 야구를 잘했고 좋아했다고 한다. 케네디 스코어가 나와야만 경기가 재밌는 게 아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이름을 딴 루스벨트 스코어(9-8)도 이에 지지 않는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야구 경기는 그래도 8, 9점은 나야 볼 만하다”며 “9-8 승부가 제일 흥미진진하다”고 말해 루스벨트 스코어란 말을 태동시켰다.

◇시구가 시구로 끝나지 않는다=올해는 미국 대선이 있는 해다. 미국 프로야구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우승 팀이 나오면 공화당, 내셔널리그에서 우승팀이 나오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는 속설이 있다. 특히 52년부터 76년까지 미국 대선이 있던 해의 월드시리즈 결과는 이 속설에 100% 들어맞았다. 1908년부터 2004년까지 25차례 대선 중 15번이 이와 일치했다. 올해는 과연 어느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게 될지, 미국인들의 궁금증이 벌써 증폭되고 있다.

◇한국의 대통령 시구는=박정희 전 대통령도 자주 야구장에 나와 시구를 즐겼다. 66년 서울운동장(동대문구장) 야간 경기 조명 시설 설치 기념 경기에서도 시구를 했고, 67년 중앙일보 주최 제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개막전에서도 공을 뿌렸다.

한국 프로야구는 대통령 시구와 함께 탄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82년 ‘플레이볼’과 함께 공을 처음 던졌는데 당시 이날 개막전 심판은 김옥경씨가 내정됐었다. 그러나 전날 술자리에서 “대통령이 시구하고 내가 그 경기 주심”이라고 자랑한 것이 드러나 곧바로 다른 주심(김광철)으로 교체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올해 이명박 대통령은 인천 개막전에서 시구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언론이 서둘러 보도하는 바람에 계획을 취소했다. 

김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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