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 미인들이 모두 모이는 수퍼GT-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에서 만날 GT-R

모든 달리는 물건은 시속 200㎞이상 되면 부력(浮力)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차량의 무게중심을 낮춰 주는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이 필수입니다. 슈퍼 GT 경주를 위해 개조한 GT-R 레이싱카는 부품 경량화와 무게 중심을 낮게 하고 무게 배분을 최적화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달리고-서고-도는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서죠. 그대신 그릴과 헤드라이트 등 앞부분 디자인은 그대로 살렸습니다.

GT-R 레이싱카가 양산차와 가장 다른 점은 차체 대부분이 알루미늄보다 더 단단하고 가벼운 카본 파이버라는 점입니다. 카본 파이버는 장점이 많지만 가격이 알루미늄보다 10배 이상 비싸지요. 따라서 대부분 레이싱 전용 스포츠카에 쓰입니다. 페라리 소재도 대부분 카본 파이버입니다. GT-R 양산차 가격이 770만엔(약 7700만원)인데 비해 레이싱카 버전은 최소 2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엔진 개조입니다. 500마력 이상을 내기 위해 터보 차저를 달았고 내구성 향상을 위해 신소재를 채용했다고 하네요.

스즈카 닛산 니시모팀의 패독. 기술진들이 4년만에 처음 출전하는 GT-R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있다.

니시모팀의 한국인 정비사인 팽정호씨는 “가장 힘든 것이 다운 포스를 주기 위한 에어로 다이내믹 기술”이라며 “ 여기저기 날개모양으로 생긴 것은 아래로 눌러 주는 힘(다운 포스)을 주기 위해 개조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운 포스가 강해야 미끄러지지 않고 고속으로 코너를 돌아 나갈 수 있는 겁니다. 팽씨는 30대 중반의 ‘핸썸 보이?’입니다. 니시모팀의 드라이버보다 훨씬 잘생겼지요.

수퍼GT의 레이싱 카들은 최고 시속 300㎞에 달합니다. 물론 F1 머신(경주차)이 시속 350㎞를 내는 것에 비하면 헤비급 대 미들급 이지만 말입니다. 서킷에서 최고 속도는 그 정도까진 안 되고 시속 250㎞ 이상입니다.

수퍼GT의 재미는 양산차를 베이스로 한다는 점이지요. 도로에서 보던 차량이 레이싱 카로 변신해 서킷을 누빈다고 할까요. F1 머신은 커다란 바퀴가 동체 양 옆에 달린 거미(스파이더) 형태입니다. 일반 도로에선 찾아 볼 수 없는 경주 전용차입니다. 그래서 스파이더라고도 불립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수퍼GT는 경기만을 위해 생산한 경주용차가 아니라 양산차를 기본으로 만든 경주용차라는 점이 특징이죠.
GT-R은 올 연말께 닛산 브랜드로 한국에 선보일 전망입니다. 예상 가격은 1억원이 조금 넘을 듯 하네요.

▶모터 스포츠는 하루를 즐기는 레저

모터 스포츠는 가족, 연인끼리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아 하루를 즐기는 레저입니다. 드라이버의 얼굴이나 규정을 몰라도 ‘뿌-웅, 빠-앙’ 엔진 소리만 들어도 흥분하게 됩니다. 일본의 경우 웬만한 미인들은 서킷에 대부분 모인다고 할 수 있죠.

수퍼GT는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입장권은 성인 5000엔(약 5만원), 중고생 1600엔(약 1만6000원). 서킷 안쪽에 있는 패독(Paddock:레이싱 카를 정비하기 위한 공간)을 출입할 수 있는 패스는 1만6000엔(약 16만원)정도 합니다. 패독 위에서 점심까지 해결해주는 입장권은 이틀 동안 30만원 정도 합니다. 관중들은 입장권 종류에 따라 5.807㎞의 트랙 주위를 빙 둘러싼 관중석에 자리를 잡거나 잔디가 깔린 자유석에서 가족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하루를 보냅니다. F1의 경우 가장 싼 입장권이 10만원 정도이고 패독에서 식사를 하면서 보내려면 최소 200만원 정도 투자를 해야 합니다. 트랙 에선 레이싱카를 , 그리고 경기장 주변에선 레이싱 걸들이 눈길을 자극합니다. 서킷은 이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프리랜서 사진가들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레이싱 걸들은 사진기만 들이대면 상냥한 미소로 변신합니다.

☞슈퍼 GT〓1994년부터 시작한 ‘일본 그랜드 투어링 챔피언십’ 이 2005년 그랜드 투어링 카(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고성능 자동차)로 공식명칭을 바꾼 레이스 경기다. 국제 자동차 연맹(FIA: Federation International Automobile)으로부터 권위를 인정받고 있고 GT협회(GT-A, GT-Association)의 후원을 받고 있다. 슈퍼 GT는 유럽의 FIA GT, 독일의 DTM과 함께 세계 3대 그랜드 투어링(Grand Touring)으로 꼽히는 아시아 최고의 모터 스포츠 대회다. 2008년 슈퍼 GT ‘GT500 클래스’에는 총 16대의 머신이 출전해 실력을 겨룬다. 각 머신당 2명의 드라이버가 교체 운전한다. 이번 스즈카 대회 우승은 5.807㎞길이의 트랙 52바퀴(300㎞ 이상)를 가장 빨리 돈(1시간44분 03초 977) 닛산 니시모팀의 모토야마 사토시-베노아 트렐뤼에가 차지했다.

스즈카(일본)〓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관련기사] 한국보다 더 섹시한 일본 레이싱모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