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 구조상황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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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숨진 백화점 직원.고객등 사망자 1백20여명은 사고당시 필사의 탈출을 기도하다 건물더미에 깔려 처절하게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본부측이 5일 공개한 7일간의 발굴일지 및 구조상황에 따르면 매몰자들은 A동과 B동 사이 지하1,2,3층에서 대량발굴됐다. 특히 매몰자들이 많이 발견된 곳은 A동과 B동 사이 중앙플라자 지상1층과 지하1층을 연결하는 에스컬레이터의 지하1층부분에서다.엘리베이터 부근 반경 15m이내에서도 많은 시체가 나왔다. 소방본부측은 구조대원들의 발굴보고를 통해 식당가 부근을 포함한 이지역에서 2일부터 5일까지 24~28명이 발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체 사망자의 약20%다.그러나 지난달 29,30일 이틀간 얕게 깔려있다가 손쉽게 발굴된 50여명을 제외한다면 상당수가 이곳에 몰린 것.
지난달 30일 생존자로 구조된 鄭복실(25)씨,1일 朴선미(23).林해진(25)씨등의 증언도 이와 일치한다.
이들은 건물붕괴를 감지하고 현관쪽으로 대피하려다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한 강한 바람에 휘감겨 지하1층으로 깔렸다고 말하고 있다.이처럼 건물 지상1,2층안에 있던 사람들의 대부분이 대피를 위해 현관쪽으로 몰려나오다 건물더미에 매몰되는 바람에 지하1층에서 발견됐다.
또 소방본부측은 A동지하2층 북동쪽 엘리베이터 부근에서 사망자 14~16명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A동 지상3층 이하에 있던 사람들이 옥상부터 건물이 무너지고 있음을 감지,가까운 출구쪽으로 피하려다 함께 매몰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소방본부등 합동구조반은 중장비를 동원,완파된 북관(A동)에 대한 대대적인 시체발굴에 나서면서 5일 5층과 4층의 상판일부를 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따라서 앞으로 매몰된 희생자들의 발굴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소방본부 고위 관계자는 『예상밖으로 A동지역 상판 중앙부분에서는 대량의 사망자들이 발굴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즉 이미 대피가 완료된 A동 지상5층과 4층을 제외한다면 3층이하 매장내에서 아무런 대피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A동 건물가운데 부분에 그대로 남아있던 사람은 예상보다 적을수도있다는 것이다.앞으로 A동쪽에서 매몰자들이 대거 발견된 다면 지하1층 완구및 문구점.유아복코너.악기점등을 꼽고 있다.즉 지하1층에서는 건물붕괴 조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상판을 완전히 들어내거나 지하3층으로부터 위로 파들어가야 이 지역에 매몰돼 사망한 사람들을 발 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따라 A동지역 매몰자의 발견시점도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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