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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訪韓의 의미-신생 民主국가간 유대강화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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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번 넬슨 만델라 남아공(南阿共)대통령의 방한으로 양국은 상호경제협력관계의 발전과 신생민주국가간의 유대강화라는 두개의 목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4월 3세기에 걸친 인종차별제도를 완전 폐기하고 全인종이 참여하는 민주총선을 통해 새로 등장한 만델라 정권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돼 왔던 흑인들의 생활수준향상이라는 절대과제를 안고 있다.드 클레르크前대통령 이 민주화정책을 추진한 이유도 사실은 국제사회에서 소외돼 각종 제재를 받고 있는 남아공이 더 이상 경제적으로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따라서 남아공 신정권은 빈곤퇴치와 경제성장을 최우선과제로 삼는 경제재건개발계획을 수립해 다인종이 참여하는 민주체제의 정통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만델라대통령의 한국과 일본방문은 세계경제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으로 손꼽히는 동북아와의 경제관계를 발전시켜 자국의 수출을증진시키고 동북아의 자본을 유치하려는 경제발전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 78년 국제사회의 對남아공 제재에 동참해주재상사들을 철수시킨뒤 남아공의 정치개혁에 따라 92년 1월 경제제재조치를 해제하고 같은해 12월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94년 현재 한국과 남아공의 교역량은 10억달러 수준(수 출 3억1천8백만달러,수입 7억4천만달러)으로 주로 한국이 산업제품(전기기기.기계.플라스틱.섬유등)을 수출하고 광산물(철강.금속.동.주화등)을 수입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韓.남아공 교역은 4백30억달러에 상당하는 남아공 총교역량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뿐이다.만델라의 주요 과제는 바로 이같은 경제관계 활성화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는 것이다. 한국측에서도 남아공의 풍부한 천연자원 개발에 동참하는 한편아프리카에서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남아공을 검은대륙의 수출.투자 교두보로 삼으려 하고 있다.
현지에는 삼성.현대.대우.쌍용.금호등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고정부는 지난 5월 민.관(民官)합동경제사절단을 파견했다.
이같은 실리(實利)외교의 표면을 민주투사 만델라와 김영삼(金泳三)의 만남이라는 화려한 상징적인 의미가 장식하고 있다.
정부는 7일 청와대 만찬에 박형규(朴炯圭)목사.홍남순(洪南淳)변호사.한완상(韓完相)前부총리.김명윤(金命潤)평통수석부의장등국내 민주투쟁인사들을 대거 초청,민주화합의 場이라는 의미를 부각시킬 예정이다.
때문에 세계적 민주영웅 만델라와 한국에서 최초의 문민정부를 탄생시킨 김영삼의 악수는 신생민주국가간의 연대감을 높이는 의식(儀式)이 될 것이다.
〈趙泓植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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