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레저명소>제주 대유수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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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여름에도 사냥을 할 수 있을까.
사냥을 즐기는 엽사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 여미지에서 북쪽방향으로 7백m정도 조금올라가면 목장냄새가 물씬 풍기는 목조건물이 서있고 제주도 특유의 낮은 초원이 훤히 펼쳐진 곳이 있다.
이곳이 바로 동양유일의 상설수렵장인 대유수렵장.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라산 기슭 1백만평에 펼쳐져 있는 이 수렵장은연중무휴여서 항상 엽사들의 발걸음이 그치지 않는다.
연중 꿩 4만마리를 사육,이중 80%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꿩요리로 팔고 있고 나머지는 수렵을 위해 방사하고 있다. 방사된 꿩들이 다른 곳으로 날아가지 않도록 수렵장 곳곳에먹이용 콩.메밀을 심어놓고 목을 축이도록 물통도 놓아주고 있다. 지난주 일요일 오후.
제주도 토박이처녀 신현숙(申鉉淑.23)씨가 평소 오빠처럼 따르는 선배 문창수(文昶秀.29).양상길(梁相吉.26)씨와 대유수렵장을 찾았다.梁씨와 文씨는 서너번 수렵을 해봤지만 申씨는 이번이 첫경험.
사냥견은 일곱살배기 마크가 따라 붙었다.엽총은 대유수렵장에서빌린 이탈리아제 베레타.
잡목과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수렵장을 한 30여분 헤쳐나갔을까. 갑자기 마크가 멈춰서더니 꼬리를 바짝 세웠다.꿩이 2~3m앞에 있다는 신호다.
세사람은 숨을 죽이며 탄알을 장전 했다.文창수씨가 마크에게 나직히 지시를 하자 마크는 『컹컹』짖었고 순간 꿩이 솟아올랐다.『탕』하는 소리와 함께 엽총에 하얀 포연이 일더니 하늘로 솟구치던 꿩이 수직으로 떨어졌다.
『풀속에서 약간만 기척이 나도 신경이 곤두서면서 짜릿한 쾌감이 온몸을 스쳐지나가요.총을 쏜 뒤 격발진동으로 뺨과 어깨가 어른하지만 그 순간 스트레스는 산산조각 나는 것같아요.』申씨는처음 해보는 사냥의 묘미에 매료된 표정이었다.이날 3시간동안 수렵장을 돌아다닌 이들의 수확은 꿩 두마리.
대유수렵장은 수렵장 외에 권총 및 클레이사격장도 갖추고 있다. 사냥 초보자들은 우선 클레이 사격연습을 통해 감각을 익힌 후 「실전」에 임하게 마련.또다른 명물은 수렵장내의 꿩요리전문식당. 수렵요금은 1회(3시간이내)에 회원은 8만4천원,비회원은 9만5천2백원(시냥견.엽총 사용료 포함).대유수렵 장(제주본사 064○380500,서울사무소 (520)2501).
濟州=河智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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