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한도확대 첫날 證市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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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당초 예상대로 이날 오전8시 증권사들의 매수주문이 입력되자마자 이번 확대조치로 새로 한도가 생긴 66개 종목의 주문한도가 순식간에 채워졌다.이는 증권사들이 실제 매수에 앞서 미리주문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
증권사들은 이날 주로 하한가부터 보합권 정도로 매수주문을 내물량을 확보한 다음 개장 이후 가격을 고쳐 가면서 매수를 원하는 외국인들과 연결하는 편법을 썼다.
하지만 실제 체결은 부진해 한도소진 종목이 한국이동통신.현대자동차.삼성전관.아세아시멘트.청호컴퓨터 등 5개에 불과했다.이밖에 주요 매수종목은 한전 2백24만주,대한항공 1백7만주,LG전자 79만주,삼성화재 63만주,LG화학 62만 주,현대차써비스 30만주,삼성전자 23만주,금강 15만주 등이었다.
○…주문전쟁에서 괄목할 만한 실력을 보인 증권사는 대신증권으로 주문단말기가 13대에 불과한데도 한국이동통신.현대자동차.대한항공.삼성화재.현대차써비스.고려화학.동양나이론 등 짭짤한 종목의 물량을 골고루 확보했다.
이밖에 28대의 주문단말기를 보유한 대우는 삼성전자,24대를보유한 LG는 동아건설.LG화학.LG전자 등을 각각 확보했다.
한전주는 고려.쌍용.LG.대우 등이 골고루 나눠 가졌다.이밖에단말기가 크게 부족한 중소형사는 핵심주를 잡지 못한 채 대형증권사의 손이 닿지 않는 準우량주를 주로 공략했다.
○…한도소진 0순위로 꼽히던 삼성전자는 1백6만주의 한도중 실제로 23만주만 체결되는 이변을 연출했다.이는 대우증권이 90여만주의 물량을 확보했으나 겨우 10만7천주만 체결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날 거래량도 36만주에 그쳤다.
대우측은 오전10시30분 이후 주문폭주로 정정주문 입력이 지연되는 전산장애가 발생해 체결이 저조했다고 밝혔다.대우증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들로부터 받은 주문이 1백40만주에 달하고이날 매도잔량이 1백40만주 이상이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거래가 이뤄졌다면 전량이 매매됐을 것』이라며 가장(假裝)매매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12만2천5백원에서 12만4천원 사이의 가격으로 10만7천주를 사들였을 때부터 주문이 들어가지 않았다는것. 증권전산 관계자도 주문이 몰릴경우 통신포트에 접속이 늦어져 이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들이 상한가로라도 매수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처음부터 외국인들이 원하는 가격에 정상적으로 주문을 냈으면 별 문제 없이 체결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증권감독원은 지난주 증권사에 물량확보를 위해 허위주문을내는 행위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도 이날 가장(假裝)주문이 성행하자 앞으로 정기검사에서 철저하게 가려낼 예정이다.증권감독원 관계자는 예컨대 매수주문을 낸 후 정정을 통해 다시 매매를 체결한 거래를 집중 조사해 가장매매가 적발된 증권사에 경고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은 주로 뉴욕.홍콩쪽 자금으로 우량종목을 사서 2~3년 묻어 두겠다는 장기투자가 대부분이었다고 증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반면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개장초반매물을 내놓다 주가가 계속 오르자 매수로 돌아서 는 모습이었다. 〈高鉉坤.金昌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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