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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對中정책 어디로-단기적으로 하나의 중국 인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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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의 對중국정책은 단기적으로는 온건정책을,장기적으로는 강경책을 구사하는 양면전략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윈스턴 로드 美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차관보와 조셉 나이美국방차관보는 최근 美하원 청문회 증언에서 미국의 동아시아-태평양전략은▲美-日안보동맹 강화▲북한 핵개발 저지▲하나의 중국 지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이 차관보는 미국의 對동아시아전략의 기본은 안보에 있다고 말하고,미국의 국익보호는 결국 동아시아에서의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이 차관보는 동아시아에서의 美국익은 경제안보라고 말하고 경제는 우선 지역 정치안정에 달려 있으며,정치적 안정은 군사적 균형 확보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이익은 일본과의 동맹관계 강화를 통해 경제대국인 일본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나이 차관보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 2월 美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전략 보고서에서 이미 확인된 것이다.
미국의 對중국 단기전략은 기본적으로 베이징(北京)정부의 「하나의 중국」정책을 확인,정치.외교에서 중국의 불필요한 반발을 예방함으로써,현재 확대일로에 있는 美-中무역을 보호하고 더 나아가 증가추세인 對중국 무역적자를 해소해나가는 데 목표를 두고있다. 미국이 계속해서 하나의 중국정책 지지를 밝히고 있는 것은 리덩후이(李登輝)대만총통의 방미(訪美)로 서먹해진 미-중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입장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양국간 마찰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단기적으로 중국과 대립하는 것이 미국에 결코 이롭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舊소련 붕괴후 미국의 세계 헤게모니 쟁탈전의 유일한 상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 미국의 우려다.특히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해 국력이 신장되고 이같은 국력신장을 軍현대화에 과감히 투입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미국은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李총통의 방미를 허용한 것은 脫냉전시대를 맞아 중국이對러시아 포위전략의 도구로서 효용성을 상실한 데서 오는 평가절하의 표현이라는 주장도 있다.그리고 對대만관계 강화기도는 美-대만 경제관계 강화를 통한 경제적 이익확보에 있 다는 주장도 있다. 워싱턴의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 또는 시험하는 것은 중국의 효용성 절하 때문이 아니라 중국이 2000년대에 가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유일한 군사대결 상대국이 될 수 있다는 평가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미국정부가 최근 들어 중국에 대해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의 혼선을 보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위기의식을 단기적으로 온건정책을 표방함으로써 감추려는 자가당착적(自家撞着的)태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陳 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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