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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무소속에 선진당 후보까지 홍보물에 선명한 ‘박·근·혜’ 석 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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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 무소속 후보의 선거 벽보에 '박근혜를 지키겠다'는 글귀가 선명하다.

#친박무소속연대의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은 최근 모든 공보물에 들어갈 구호를 ‘박근혜를 지키고 부산 남구를 발전시키겠습니다’로 통일했다. 김 의원 외에 부산 지역 친박무소속연대 유기준(서) 의원과 유재중(수영)·이진복(동래)·강동훈(부산진갑) 후보들의 홍보 문구도 일제히 ‘박근혜를 지키고’로 시작한다. 정치 신인인 강동훈 후보는 “아직 인지도가 낮은 만큼 사람들을 만날 때 ‘친박 무소속입니다’로 첫인사를 건넨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대선 직전 한나라당을 탈당한 자유선진당 곽성문(대구 중-남) 의원은 최근 ‘박근혜 지킴이 곽성문’이라고 적힌 홍보용 명함을 제작했다. 곽 의원은 한나라당 경선 때 박 전 대표를 지지했다. 그는 “만나는 지역민마다 왜 ‘친박연대’로 안 갔느냐고 묻는 통에 박 전 대표 얘기를 안 넣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선진당에 갈 때도 박 전 대표에게 말했고 이회창 총재도 박 전 대표와 함께하자고 제안한 만큼 여전히 친박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18대 총선 선거전에서 ‘박근혜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내 친박 후보나 탈당해 무소속이나 ‘친박연대’로 출마하는 후보들뿐 아니라 자유선진당 후보들까지 ‘박근혜 팔기’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박 전 대표 지지세가 강한 영남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대구 달서을의 친박무소속연대 이해봉 의원의 공보물 구호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 가슴이 찢어진다’이다. 박 전 대표가 당 공천을 비판하며 한 말이다. 그의 선거 차량은 박근혜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도배됐고 ‘살아서 돌아오라-박근혜’가 명기돼 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 측에 자신의 지역구와 인접한 지역에서 선거 유세를 펼쳐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와 동행하는 것을 주요 선거운동으로 삼는 의원들도 있다. 친박연대 소속인 박종근(달서갑) 의원과 친박무소속연대의 김태환(구미을)·이인기(고령-성주-칠곡)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대구에 도착한 24일부터 박 전 대표의 모든 일정을 함께하고 있다.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도 27일 구미 순천향병원을 찾아 전날 숨진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보존회장인 김재학씨의 빈소에 조문했다. 친박연대의 경우 이번 총선의 핵심 구호를 박 전 대표가 탈락 의원들에게 언급한 ‘살아서 돌아오라’로 확정하기로 했다.

당초 선진당 후보로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장재완 후보는 선거사무소에 박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넣은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어 “어느 당 소속이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장 후보는 결국 선진당을 탈당, 친박연대 후보로 등록했다. 용인 수지의 한선교 의원은 공보물 맨 뒷장에 박 전 대표가 공천을 비판한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구절을 집어넣었다.

이가영·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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