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의 백성희씨 연기50년 기념무대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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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원로 연극배우 백성희(70)씨. 43년 극단 현대극장(대표 유치진)의 "봉선화"로 데뷔한 이례 지금까지 50여년간 4백여편에 출연한 우리나라 연극계의 살아있는 역사다. 백성희 연극 50년을 기념하는 무대가 후배들에 의해 마련돼 연극계에 훈훈한화제를 낳고있다.
백성희 기념무대를 올리자는 얘기는 후배들 사이에 이미 지난해부터 있었으나 제작비 부담으로 인해 그동안 미뤄져 왔었다.
국립극단 창단멤버로 지금까지 국립극장무대를 지키고 있는 白씨를 위해 그가 출연했던 국립극단 공연작품중 대표작을 골라 기념무대를 꾸밀 계획이었지만 대부분 대작이어서 출연진과 예산부족으로 성사되지 못했던 것.
마침 이런 사정을 안 극단「현대예술극장」대표 최불암씨가 제작비를 흔쾌히 내놓아 이뤄지게 됐다.
작품은 결국 국립극단 공연작품 중에서 고르지 못하고 아직 국내무대에는 오른적이 없는 미국 극작가 이반 멘첼의『혼자 사는 세 여자』(원제 Cemetery Club)로 선정됐다.영문학자최용운씨가 번역을 했고,연출은 국립극단 출신의 후배인 정일성씨가 맡았다.
세 여자와 한 남자가 출연하는데 「세 여자」에는 백성희씨와 김금지.윤소정씨가 출연하고 「한 남자」에는 중견배우 이호재씨가열연하게 됐다.
白씨는 『후배들이 나서 「축의(祝儀)무대」를 올려준다니 그저고마울 뿐』이라며『이번 무대에서 50여년간 닦아온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혼자 사는 세 여자』는 과부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이지만 시종 웃다가 끝내 코끝이 찡해지는 연극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기념무대를 계기로 백성희 연기 50년을 결산하는 『백성희연기론』을 연극평론가 유민영씨가 쓰기로 했고 다큐멘터리 영상물도 제작될 예정이다.
연극은 8월초 정동극장에서 공연된다.
李順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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