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농구] 노련한 베테랑 vs 겁없는 젊은 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프로농구 11년차 이상민(삼성)과 11년차 주희정(KT&G)은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가드다. 코트의 터줏대감인 이들에게 겁없는 풋내기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2년차 이현민(LG)과 루키 김태술(SK)이다. 이들의 전장은 6강 플레이오프다.

이상민의 삼성은 3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이현민의 LG와 맞붙는다. 주희정의 KT&G는 2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김태술의 SK와 격돌한다. 세 번 싸워 두 번 이기는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큰 경기에서 감독들은 포인트가드의 교전을 중시한다. 공격과 수비의 첨병이기 때문이다. 이상민은 1993년부터 2005년까지 13년간 태극마크를 달았다. 30대 중반을 넘겼음에도 여전히 최고 인기선수다. 주희정은 어시스트(3609개)와 스틸(1003개), 출전 경기(550경기)까지 통산 1위에 올라 있다. 주희정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경기당 7.26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 도움왕이 됐다.

이름값으로만 본다면 이현민·김태술이 두 ‘거장’에게 도전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다. 신선우 LG 감독은 “경기 운영능력은 이상민이 최고”라고, 김진 SK 감독도 “주희정은 시즌 내내 좋았다”고 상대팀 포인트가드를 치켜세웠다. 비록 풋내기지만 이현민·김태술도 ‘거장’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 97~98시즌 주희정이 신인상을 받았던 것처럼 이현민은 지난 시즌, 김태술은 올 시즌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현민은 이상민이 잃어버린 ‘젊음’이 강점이다. 마라토너처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면 노회한 이상민으로서도 지칠 수밖에 없다. 김태술은 주희정이 갖지 못한 유연함의 소유자다. 유연한 손목에서 빠져나오는 패스는 일품이다. 흐느적거리다가도 기회만 오면 슛을 꽂아 넣는다.

채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