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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연금 만료앞둔 미얀마 아웅산 수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미얀마 민주화의 마지막 희망.」 군사정권에 의해 가택 연금된지 다음달 19일로 만 6년이 되는 아웅산 수지(50)여사를미얀마 국민들은 이렇게 부른다.
전설적 독립운동가 아웅산 장군의 딸로 88년 영국에서 귀국했다가 당시 전국을 휩쓸던 反군부독재 시위의 선봉장으로 나선 수지여사는 이후 야당인 민족민주동맹(NLD)을 결성,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적 존재로 떠올랐다.
그의 저력에 놀란 군사정권은 이듬해 7월 『국가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수지여사를 가택연금했지만 NLD는 90년5월실시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군사정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연금의 법적기한인 6년 만료를 앞둔 요즈음 날로 거세지는 국내외 압력에도 불구,군사정권이 선뜻 수지여사를 풀어주지 못하는것은 바로 수지의 석방이 민심을 뒤흔들어 88년 민주화 시위를재현시키는 도화선(導火線)이 되지 않을까 우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사정권 통치기구인 국가법질서회복위원회(SLORC)는 지난해 2월 빌 리처드슨 美하원의원에게 수지여사와의 면담을 허용한 데 이어 9월 이후 두차례에 걸친 연금조치 뒤 최초로 수지여사와 직접 대화를 실시,한때 연금 해제의 가 능성을짙게 시사하기도 했다.그러나 올해 들어 군사정권은 수지여사를 방문하려는 영국인 남편 마이클 아리스에게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는등 일체의 외부접촉을 막고 있어 수지여사가 자유의 몸이 될 희망은 희박하기만 하다.
그러나 미얀마 군사정권이 언제까지고 수지여사의 석방을 뒤로 미룰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오랜 군부통치와 사회주의 실험 실패의 결과 미얀마는 세계 최빈국(最貧國)의 하나로 전락했고,88년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이후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 서방국들은 미얀마에 대한 각종 원조마저 중단해버렸다.
군사정권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등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많은 나라들이 미얀마와 관계 강화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수지여사의 석방을 포함한 미얀마의 전반적 인권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리처드슨의원을 포함한 일단의 미국 의원들이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를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나섰고,국제적십자사(ICRC)는 미얀마 주재 사무실을 폐쇄키로 결정,국제사회의對미얀마 압력의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申藝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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