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에게 바란다-金鎭愛 서울포럼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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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생의 반려자를 고르기보다야 부담이 덜하지만 우리 지역의 살림을 같이 꾸려갈 사람을 고르자면 역시 궁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밖으로 나다니며 인기있는 일,더 큰 자리에 마음을 두며 외도할 사람이라면 반려자로는 낙제다.
연애시절엔 녹일 듯하다 결혼후엔 이내 식어버리는 사람,제 힘으로 저축은 하지 않고 무언가 바라기만 하는 사람,일보다 노는데 미쳐버리는 사람,다독거리거나신나게 푸는 맛을 모르는 사람,이런 사람은 모두 낙제다.
기초단체장(시.군.구청장)이라면 골목살림까지 책임질 사람이니부지런하고 짜임새가 있어야겠다.광역단체장은 조정과 종합의 큰 틀을 짜고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 열심히 일하게 하는사람이 좋겠다.
지방의원은 기초의원이건 광역의원이건 건전한 상식을 갖춘 사람이 최고다.길게 보고,넓게 생각하고,자신의 이익보다 공동이익을정의롭게 생각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런데 어떻게 고르나.
비록 텔레비전과 신문에서 안 보아도,유세현장에서 보지 않더라도 각 후보들이 직접 만든 신상명세와 약속이 담겨있는 인쇄물을보면「안되겠다」는 사람은 쉽게 가려낼 수 있다.명예욕과 이권욕이 넘쳐 흐르는 사람은 하물며 생김새에서도 티가 나고 경력에서도 확실히 나타난다.
따라서 이런 기준은 어떨까.「과연 이 사람과 인생을 계속 키워갈 수 있을 만큼 믿을 만한 사람인가」.
지방자치란 결국 오래 같이 살 만한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이다.「이 사람이 우리 이웃이 되어도,학교에서나 직장 혹은 시장에서 만나도 여전히 반갑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일까,얼굴 붉히지 않고 만날 수 있나」를 생각해 보자.
궁합을 아무리 열심히 본들 성사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결혼식에 빠질 수 없듯이 투표장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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