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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의 식품이야기] 달걀, 모두에게 완전식품 아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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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24면

형형색색 아름답게 장식된 달걀들이 성당이나 교회뿐 아니라 거리 곳곳에서 눈을 즐겁게 한다. 23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기독교의 명절 때문이다.
부활 달걀의 유래에 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중 하나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갈 때 잠시 십자가를 대신 져 준 사람이 달걀장수였는데, 형이 집행된 뒤 집에 돌아와 보니 그의 암탉이 낳은 달걀이 무지개색으로 변해 있었다는 것이다(『이야기 교회사』, 이성덕 저).

영양학적 관점에서 달걀은 건강의 친구일까, 적일까.

우선 달걀은 우유와 함께 완전식품으로 불린다.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는 뜻이다. 특히 흰자는 질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다. 노른자엔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하다. 채소나 과일엔 없어 채식주의자가 반드시 따로 보충해야 하는 비타민 B12(신경계 건강에 유익)의 훌륭한 공급원이기도 하다. 골절·골다공증 예방에 유효한 비타민D도 들어 있다. 노화의 주범인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카로티노이드 등 항산화 성분도 풍부하다.

가격이 싸고 맛이 좋으며 요리하기 쉽고 냉장고에 넣어 두면 상당 기간(3∼5주)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도 달걀의 매력이다.

그러나 달걀은 단점도 적지 않다.

첫째, 노른자의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미국심장협회(AHA)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먹어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 양은 하루 300㎎ 이하가 이상적이다. 큰 달걀 한 개의 콜레스테롤 함량이 218㎎이므로 한 개만 먹어도 하루 권장량의 3분의 2가 채워진다. 게다가 콜레스테롤은 달걀 외의 다른 동물성 식품에도 있다. 따라서 달걀은 하루에 한 개 정도 먹는 게 적당하다. 단 정상인에 한해서다. 심장병·뇌졸중·당뇨병 환자나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은 하루 한 개도 많다. 이들의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 권장량은 200㎎ 이하. 콜레스테롤이 일절 없는 흰자만 먹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살모넬라균 오염 가능성이다. 살모넬라균은 우리나라 3대 식중독균 가운데 하나다. 미국에선 달걀 2만 개당 한 개꼴로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날달걀이나 충분히 익히지 않은 달걀은 먹지 않는 게 좋다. 살모넬라균은 달걀을 삶을 때 7분, 반숙할 때 5분, 프라이할 때 3분 이상 가열(양쪽을 뒤집어서 각각)하면 없앨 수 있다. 달걀이 노릇노릇해지는 정도의 온도에선 살모넬라균이 바로 죽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두자.

셋째, 알레르기 유발 위험이 있다. 달걀을 먹은 뒤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를 경험했다면 무조건 회피하는 게 최선의 대책이다.

달걀을 탈없이 먹으려면 보관이 중요하다. 달걀을 흔히 냉장고의 문 안쪽에 넣어 두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미 농무부(USDA)는 냉장고의 가장 찬 곳에 포장된 상태로 보관하라고 권장한다. 삶은 달걀은 잘 상하지 않는다는 말도 틀린 얘기다. 삶은 달걀이나 먹다 남은 달걀은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사흘 내에 먹어 치우는 것이 좋다.

달걀과 관련된 일반인의 흔한 오해는 유색란이 백색란보다 맛과 영양이 뛰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둘은 암탉의 품종이 다를 뿐 맛이나 영양에선 차이가 없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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