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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청춘'에서 '스펀지'까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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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엄앵란·신성일씨가 주연한 '맨발의 청춘'에서부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KBS 오락프로그램 '스펀지'까지. 우리 문화상품의 표절의혹은 그 역사가 꽤나 길고 방대하다. 심지어 장수프로 <전국노래자랑>도 일본 NHK의 <전국노래자랑>을 베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표절문제가 끊이지 않는 원인에는 제작자들의 '표절 불감증' '자체적인 판단 기준 미비'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표절 작품들에 대한 물렁한 처벌도 한 몫을 한다. 그나마 네티즌과 시청자들의 날카로운 감시가 이러한 실정들을 상쇄시켜주고 있다.

시청자의 적극적인 의지가 커다란 파장을 부른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99년 방영된 MBC드라마 '청춘' 사건. 당시 PC통신의 시청자 코너에 이 드라마가 일본 후지TV의 <러브 제네레이션>을 표절했다는 항의가 잇따라 접수될 때까지만 해도 방송사는 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성남에 사는 한 시청자가 손수 일본 드라마의 테이프를 복사해 신문사와 방송위원회에 고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두 작품은 캐릭터와 줄거리, 화면연출기법에 이르기까지 너무나도 흡사했던 것이다.

결국 작가와 연출자가 이를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방송사는 중도 하차를 결정했고, 방송위원회는 그해 오늘 (3월 12일) 사상 처음으로 일본 표절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 그뿐 아니라 작가가 방송작가협회로부터 제명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표절은 잊혀질만 하면 등장하는 핫 이슈로 자리잡은 것이 현실이다. TV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표절의혹이 제기된 사례들을 살펴보자.

- KBS '스펀지' SBS 'TV장학회' : 후지TV '트리비아의 샘’
- KBS 'TV쇼 진품명품' : 도쿄TV '무엇이든 감정단'
- KBS '전국노래자랑' : NHK '노도지만
- KBS 'TV는 사랑을 싣고' : 후지TV '헤이세이 초연담의'
- KBS '시민프로젝트 나와주세요' : 도쿄TV '직담판(直談判·지카담판), 책임자 나와라'
- MBC 드라마 '앞집 여자' : TBS '사랑을 몇년간 쉬셨나요'
- MBC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 '뉴스노 온나, 앵커우먼'
- MBC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 : 일본 만화 '캔디'
- MBC 드라마 '거미' : 외화 '아라크네의 비밀'
- MBC '이브의 성' : 후지TV '렌(戀) 보이 렌 걸'
- SBS '특명 아빠의 도전' : TBS '행복한 가족계획'
-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 : TBS '삼마의 슈퍼트릭'
- SBS 드라마 '해피투게더' : 한 지붕 아래
- SBS 드라마 '토마토' : 만화 '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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