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소보에 무기 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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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코소보에 대한 무기 공급 계획을 승인하면서 발칸반도의 긴장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국무부에 보낸 메모를 통해 “코소보에 방어용 무기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미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세계 평화를 증진할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밝혔다고 백악관이 공개했다. 미국은 코소보가 지난달 17일 세르비아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다음날 승인했다. 미국의 고위 관리는 “코소보와 미국이 상호 국가 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정상적인 과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코소보는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감독과 훈련 아래 2500명 규모의 경무장 보안군을 보유할 계획이다. 파트미르 세지우 코소보 대통령은 미국의 결정에 대해 “한 단계 더 독립국가로 가게 됐다. 코소보가 나토의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코소보 독립에 반대해온 러시아와 세르비아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일 “미국의 결정은 유엔군 이외의 군대에는 무기 공급을 전면 금지한 유엔 결의안을 정면 위반하는 것”이라며 “발칸 지역의 불안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로이터 통신은 드미트리 로고진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가 이번 사태를 논의하자며 나토에 긴급회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세르비아 총리 역시 “부시 대통령의 결정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지금 코소보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무기가 아니라 새로운 협상이다. 미국이 문제를 더 꼬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이 어느 정도 무기 제공과 병력 배치를 실행하느냐에 따라 양 진영 간 충돌 수위가 결정될 전망이다.

김정욱 기자

◇코소보=옛 유고연방의 하나로 발칸반도 세르비아 내에 있다. 세르비아인들은 대부분 그리스정교를 믿고 있지만, 코소보에선 인구의 90%가 알바니아계 무슬림이다. 1999년 세르비아 정부가 코소보인들에 대한 ‘인종 청소’를 벌여 국제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과 많은 서방국가는 독립을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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