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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트렌디드라마 시청자반응 시큰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이색소재와 트렌디 스타일로 「한몫」보려던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주춤하고 있다.
『모래시계』이후 드라마의 MBC독주시대가 끝나면서 방송3사는대형기획극.트렌디드라마들을 우후죽순식으로 편성,우위다툼을 벌이고 있으나 정작 시청자들은 리얼리티가 결여된 채 외양만 그럴듯한 이들 드라마를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일일극.사극등 예전의 포맷.소품류가 인기를 끌고있어 방송사가 시청자들의 변화된 의식을 파악하지 못한 채 물량.소재주의에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KBS-2TV 『창공』,SBS-TV 『아스팔트 사나이』,MBC-TV주말극 『사랑과 결혼』등 방송3사의 대형기획물및 트렌디드라마들은 최근 2주째 인기프로순위 10위권 밖에 머무르면서 기대밖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MBC가 지난5 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트렌디성 미니시리즈 『TV시티』도 1,2회 시청률이10위권밖에 머물러 요란한 선전과 달리 초반 인기도가 저조하다. 이에대해 『창공』『아스팔트…』제작진들은 『두 드라마가 수.
목요일 심야에 동시편성돼 시청자가 분산됐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사랑과…』는 주연 임성민의 갑작스런 「결장」을,『TV시티』는 아직 극 초반임을 부진의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방송3사가 제각기 호화출연.스태프진과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은 드라마들이 한편도 10위권내에 들어가지 못한 반면 일일극 『바람은 불어도』(KBS1)와 사극 『장녹수』(KBS2)가 3주째 인기극 1,2위를 독점중인 현실은 어떻 게 설명해야할까. 문제의 드라마들은 최초의 공군드라마(『창공』),최초의 방송드라마(『TV시티』),최초의 카레이싱드라마(『아스팔트사나이』)등 「최초의 이색소재」를 상표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미 「최초」 접두사를 달고 나온 드라마들의 낮은 작품성을 여러번 경험한 시청자들은 소재보다는 극의 리얼리티.구성도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
소품보조원의 PD입신,직장여성의 신파조 연애담등 비현실적 설정이 두드러진 『TV시티』『사랑과 결혼』등이나 볼거리는 풍성하나 구성이 산만한 『아스팔트…』『창공』이 외면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방송전문가들은 『방송사의 소재개발 노력은 드라마의 본질인 리얼리티를 살릴 때만 의미가 있다』며 『물량도 적고 소재도 진부하지만 요즈음의 세대갈등을 현실감있게 그린 일일극 「바람은…」같은 낡은 포맷이 오히려 호평받는 배경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지적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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