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DJ에 화답 구체화-갈수록 연대강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요즘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가 자주 웃는다.
유세장에서도,기자간담회에서도 웃는다.
올초에만 해도 잘 웃지않던 그가 확 바뀐 것은 일이 잘 풀린다는 방증이다.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였던 이봉모(李奉模)씨의 등록 포기로 2파전이 돼버린 강원도에선 연일 최각규(崔珏圭)후보의 선전 소식이 들려온다.
뿐만이 아니다.
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의 선거전 참여는 반사적으로 충청권에서 JP지지표의 결집력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자민련 자체분석으로는 대전.충북에서 절반에 달했던 부동표가 DJ의 유세참여와 함께 오히려 JP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고한다. 지난 1월 민자당을 뛰쳐나온후 불안했던 JP의 위상은 점차 87년 대선때의 지역기반을 거의 복원하는 인상이다.
JP의 이같은 위상에는 보이지 않는 DJ의 장거리 지원사격이단단히 한몫했다.
DJ의 지역등권주의는 지역정서에 기대야할 JP의 입장을 한결편하게 해줬다.
민자당의 공세 초점이 DJ의 정치복귀에 맞춰지면서 여권의 對자민련 견제도 분산되고 있다.
JP로서는 편안해진 구도다.물론 이같은 구도는 「적(敵)의 적은 동지다」는 김대중이사장의 反YS연합구상과 맞물려 있다.누구보다 DJ를 잘 아는 JP가 그점을 모를리 만무하다.
그래서인지 갈수록 DJ에 대한 JP의 화답도 적극성과 구체성을 띠고 있다.
그는 16일아침 기자들과 만나『야권연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부정하지 않는다.선택하는게 좋겠다면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金이사장의 유세참가에 대해서도『자신의 권리.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밀어주었다.
민감한 문제에 대해 평소 JP가 모호한 화법을 구사해온 것을감안하면「막을 수 없다」는 말은「막아선 안된다」는 정도의 화끈함을 띤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15일 오전 대전에 머무르던 JP는 조부영(趙富英)총장에게 전화로『우리가 서울에 후보를 안낸만큼 우리당 김동길(金東吉)고문이 민주당 조순(趙淳)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공식 수락사인도 보냈다.
이로써 사실상 JP의 DJ에 대한 화답은 갈데까지 간 셈이다. 물론 JP는 당 차원에서 조순후보를 지원하는데 대해『더 두고보자』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지지를 보내는데 전략적인 속도조절이라 할 수 있다.
당 주변에서는 인천.경기.대전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의 맞연대(連帶)를 위한 물밑 절충이 무르익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판세가 좀더 세밀하게 형성되면 金총재의 DJ를 향한또다른 화답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朴承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