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캉드쉬 IMF총재,국제경제 조정자 自任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세계경제를 위한 대담한 계획을 갖고 있다.물론 자기 자신에게 큰 역할을 부여하는 계획이다.
그는 『우리는 크게 생각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멕시코가 금융위기로 휘청거리자 그는 하룻밤새 1백억달러의 자금지원을 결정했다.
러시아의 경제개혁이 난관에 부닥쳤다는 소식에 접하자 그는 지원책을 강구하기 위해 신속하게 파리로 날아갔다.
페루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깨기 위해 그는 이 나라 대통령선거 유세전에 동참,테러리스트들이 장악하고 있는 위험지역까지 누볐다. 그의 노력이 가져온 성과들에 대해 IMF의 후견자격인 선진 경제대국들은 종종 만족을 표시한다.그러나 그가 보여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처신에 대해선 싫증을 내고 있다.
미국의 관리들은 그의 태도가 표리부동하다고 비판한다.영국인들은 그가 독선적이라고 말한다.독일인들은 그가 개발도상국들에 너무 약하게 나온다고 비웃는다.일본인들은 그를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라고 꼬집는다.
이들은 모두 캉드쉬가 그의 조국인 프랑스쪽에 편향돼 있으며 자신의 구상만을 고집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프랑스인들이 말하듯이 그의 일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캉드쉬는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나라들을 구제하는데발벗고 나섬으로써 결과적으로 선진국들을 돕고있다.그는 인도.러시아.우크라이나등 IMF의 거대 채무국들이 선진 국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중심 역할을 해내고 있다.
스탠리 피셔 IMF부총재는 『그는 국가간 역학관계가 변하고 있는 복잡한 세계를 잘 요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선진국들도 IMF와 캉드쉬총재에 대해 걸고있는 기대는 크다.
선진7개국(G7)정상들은 15일부터 캐나다 핼리팩스에 모여 IMF의 역할증대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이번 회담을 통해 IMF는 제2의 멕시코사태를 막기 위한 긴급융자재원의 확충과 국제파산법원 형태의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게될 것으로 보인다.이는 곧 캉드쉬총재의 역할이 그만큼 커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