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빨라진 행보-천안서 바람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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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13일 충남온양의 한 식당에서 점심으로 갈비탕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식욕이 무척 좋아 보였다.천안에서 지원유세를 막 끝낸 후였다.金총재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유세를 시작했다.
첫 정당연설 장소인 천안은 자민련이 낸 광역단체장 후보중 가장 당선을 확신하는 심대평(沈大平)충남지사 후보의 본거지다.
자민련으로선 충청도 표밭 다지기의 출발을 최강세 지역에서 시작하는 셈이다.金총재는 13일과 14일 이틀동안 먼저 충남지역을 돌며 JP바람에 불을 당긴 뒤 15일 대전에서 대규모 지원유세를 벌인다는 계획이다.민주당 이봉모(李奉模)강 원지사 후보의 등록 포기로 기세가 한껏 오른 자민련은 金총재의 기동성있는유세를 위해 헬기까지 준비해 놓고 있다.
이날 천안역 광장은 온통 녹색 일색이었다.자민련후보들의 녹색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고 화물트럭을 개조한 이동유세차량도 녹색으로 치장돼 있었다.87년 대선당시 녹색바람을 연상케하는 분위기였다.유세차량에는 「못참겠다 무능정권,찍어주자 자민련」「내 한표로 중간평가 진짜 민심 보여주자」라는 구호가 적혀 있었다.
군중들의 연호속에 연단에 오른 金총재는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드는등 시종일관 목청을 높였다.그는 대뜸 『자민련 후보를 지원하러 왔다』며 서두를 꺼냈다.
그는 이번 선거가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지방일꾼을 뽑는 자치선거,그리고 총선과 대선을 앞둔 기반 다지기라는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설 초반부부터 그는 지역정서를 자극했다.『경상도 사람들은 충청도를 아무렇게나 취급해도 소견과 오기가 없는 핫바지라고 한다』며『이번 선거에서 본떼를 보여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민자당보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에 주력했다.그는 『김영삼(金泳三)씨는 개발시대에 삽질 한번 안했으면서 틈만 나면 어제를 부정하고 욕한다』며 『이게 내가 그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이유』라고 했다.
청중들은 金총재의 연설 중간 중간마다 박수치며 호응했다.한 청중은 『연설이 후련하다』고도 했다.그러나 이날 유세장에는 젊은층은 거의 없이 40~50대가 주류를 이뤄 JP바람이 안고 있는 고민을 방증했다.
[天安=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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