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선거철 단골메뉴 TK정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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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TK정서」는 존재하는가.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선거철만 되면 입에 오르내리는 단골메뉴다.지난해 8월 대구수성갑.경주 보궐선거에서 여권에 참패를 안긴 이변(異變)도 바로「TK정서」때문이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래서 대구시장.경북도지사 후보가「TK정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자민련.무소속 후보들은「TK정서」를『무시되고 소외받은데 대한 반발』『현정권의 무원칙한 인사정책으로 인한반감』『현정권의 지역차별에 따른 반발』등으로 정의하고 이를 무기로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반면 민자당 조해령(曺海寧)후보는「TK정서」의 실체를 부인하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경북도지사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무소속 이판석(李判石)후보는「TK정서」를『YS에 반발해 일어나는 지역의 정신적 운동』이라 규정짓고 이같은 정서를 선거에 십분활용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자민련의 박준홍(朴埈弘)후보는 5촌당숙인 박정희(朴正熙)前대통령의 생가와 朴씨일 가 선영에 들러「출정식」을 갖는등3공화국에 대한 향수를 부추기며 경북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바람몰이에 열심이다.
대구.경북지역이 온통「反YS」정서를 둘러싸고 격전장이 된 느낌이다.공약보다는 지역감정과 정서를 자극하는 방법으로 유권자를끌어들이려는 잘못된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광역시장.도지사는 지방정부를 책임진「살림꾼」이라 할 수 있다. 말로는『참신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구시대 정치인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는 느낌이다.
TK정서가 있다면 이를 치유해야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바로후보들이다.
유권자들은 지역 정서가 아닌「보다 나은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후보.유권자 모두 반드시 생각해 보아야 할 대목이다.
[大邱=洪權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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