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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머니게임>5.헤지펀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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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세계 금융시장을 휩쓰는 태풍 「머니게임」號는 어디서부터 발원되는가.이런 질문이 제기되면 늘 지목받는 집단이 있다.헤지펀드가 그들이다.뛰어난 정보력과 빠른 판단,엄청난 자금력,돈되는 것이면 대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것이 헤지펀드 의 3대 무기다. 『조용하던 시장에 수억 또는 수십억달러를 쏟아 붓고 목표한 수익률을 올렸다 싶으면 미련없이 발을 뺀다.후끈 달아올랐던 시장에 금세 냉기가 돈다.짙은 돈냄새를 풍기며 던지는 그들의 승부수에 모두들 혀를 내두른다.』세계적인 곡물메이저 카 길의 금융선물 자회사 카길투자社의 주식펀드 매니저 로버트 코스너의 말이다.
헤지펀드란 1백명을 넘지 않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수익률 게임을 벌이는 이른바 사설(私設)투자신탁이다.투자자가 1백명을 넘으면 증권 당국에 신고해야 하고 이럴 경우 감독기관의사정권안에 들게 된다.
『당국의 간섭과 얼굴 드러내기를 가장 꺼리는 헤지펀드들로서는당연히 1백명 미만의 고객을 선택한다.그래야만 기동성과 신속한의사결정이라는 장기도 맘껏 발휘할 수 있다』고 코스너는 설명한다.투자자가 이렇게 제한되기 때문에 헤지펀드들 은 부자와 큰손들만 상대한다.
이런 헤지펀드는 미국에만 약 1천개,전세계적으로는 3천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킹돈 펀드도 그중의 하나.뉴욕 월街에서군생(群生)하는 수많은 헤지펀드중 중.상급에 속한다.투자자금 규모는 약 10억달러.여기에 몸담고 있는 펀드매 니저 R(익명요구)는 요즘 그런대로 일할 맛이 난다.
올해초 멕시코 페소貨 폭락사태때 투자했던 멕시코 채권값이 폭락하는 바람에 펀드수익률을 적잖이 까먹었던 것을 최근에야 거의만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25일 추락하는 달러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선진7개국(G7)재무장관들이 회동했다.회담이 끝나기 전에 R는 달러화를 서둘러 매각했다.돌아가는 상황으로 볼 때 뾰족한 수가 나올 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이때 그가 베팅한 1억8천만달러는 3일동안 2%라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간단히 3백60만달러를 번 것이다.
이에 앞선 4월 초순엔 하락추세 속에서 잠깐씩 반등하던 달러화를 잡아채 약 2백만달러를 보탰다.한번에 수백만달러를 잃고 딸 정도로 역시 헤지펀드들은 과감하다.
올들어 전열을 가다듬고는 있지만 헤지펀드들에 94년은 악몽의한해였다.중남미.동남아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예측이 어긋나면서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별로 이름도 없는 한 펀드는 전년보다 더 짭짤한 재미를 봤다.
3억5천만달러 규모의 D 쇼 펀드를 운영하는 데이비드 쇼는 지난해 30%란 수익률을 올렸다.한햇동안 1억달러를 벌어들인 것이다. 『시장의 불안정성을 관리하기 위해 주식.채권.선물.옵션등의 서로 다른 종목 1천개에 나누어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고 그는 말한다.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핫머니의 흐름을 뒤바꾸는곳은 매머드급 펀드 세 곳이다.1백10억달러를 굴리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소로스 군단,줄리언 로버트슨이 이끄는 타이거펀드(70억달러),슈타인하트펀드(40억달러)가 그들이다.지구상에서이들 「빅3」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은 별 볼일 없는 곳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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