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까지 은행 생산성 1위로” 하나은행 차기 행장에 추천된 김정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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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기를 살리는 데 정성을 쏟겠습니다.”

17일 하나은행 행장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받은 김정태(56·사진) 전 하나대투증권 사장은 우선 직원들부터 살피겠다고 했다. 20여 년간 은행의 영업 현장에서 뛴 ‘야전 사령관’다운 소감이다. 금융계에선 그를 『삼국지』의 장비쯤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은행장은 전쟁터에 나선 장수”라며 “전쟁을 하려면 군기가 중요하듯 무엇보다 직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직 개편, 국세청과의 법인세 공방 등으로 다소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부터 추스르겠다는 얘기다.

본격적인 영업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사도 비쳤다. 그는 “하반기부터 생산성 높이는 작업을 해 2010년까지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최근 국민·우리·신한은행과의 영업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인수합병에서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자산 규모에서는 기업은행의 추격까지 받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그의 기용을 ‘공세 전환’을 위한 구원 등판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는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은행, 하나은행 부행장을 거쳤다. 98년 보람은행과의 합병 직전에는 충청·호남·영남 지역을 한꺼번에 담당하는 지방 지역본부장으로 하루 수백㎞를 차로 이동하며 지방 점포들을 챙겼다.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에 선임됐을 때는 주변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은행에서 큰 사람은 증권과 물이 맞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영업 현장으로 내달려 20여 일간 2000여 명이 넘는 고객을 만나는 등 강행군을 했다. 이게 먹혀든 덕인지 취임 1년 만에 자산을 24조8000억에서 31조200억원으로 늘리고 당기순이익도 472% 성장시켰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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