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마리아 유작전 열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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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조마리아 작 ‘아름다운 환상A’ 변형4호(21cm x 29.5cm 약3.4호) 2003

원로화가 김종하 화백(91)의 부인이자 화가인 故 조마리아의 유작전이 지난 15일부터 포털아트(www.porart.com)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조마리아는 김종하 화백과 유럽에서 생활하면서 유럽 각국의 종교 미술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분석하여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간 화가다.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기법으로 그려진 작품은 파리 소재의 화랑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찬사와 감탄을 자아냈다. 조마리아의 화법의 특징은 기도하면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으로,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작가만의 기법은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조마리아가 살아생전 창작한 작품 수는 무려 1,200여 점으로, 이 가운데 칼라 펜화가 100여 점을 차지한다. 이 많은 작품을 창작하면서 한 장도 버리는 작품이 없었다는 사실 또한 흥미롭다. 작품이 잘 풀리지 않거나 만족하지 못하면 구겨버리는 것이 보통인데, 김종하 화백의 말에 따르면 조마리아는 한 장도 버리거나 뭉개 버리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조마리아의 세 번째 전시회이자 유작전을 열게 된 김종하 화백은 “어느 날 그녀가 고혈압으로 쓰러지면서 오랜 투병생활이 시작되었다. 수족이 마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첼로를 연주하며 성가를 부르는 일, 그림을 그리는 일 모두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지극정성으로 내 아내를 보살폈다. 그 힘일까? 그녀가 왼손을 쓰게 되면서 식사는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가 없었다. 첼로 연주는 포기했지만 그림을 포기하게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왼손의 신경을 살려 다시 그녀의 손에 펜을 들려주었다. 전시회를 기획하고 그녀에게 삶의 생명력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펜을 든 지 사흘 만에 오른손으로 그릴 때보다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라며 병약했지만 예술적 재능이 뛰어났던 조마리아의 삶을 소회했다. 또한 “그녀가 그렇게 떠난 지 이제 2주년이 흘렀다. 이제야 포털아트에서 그녀의 마지막 소망이었던 제 3회 전시가 열려 만인에게 그녀의 작품을 보여드리게 된 것이다.”라며 이번 유작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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