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토요건강백과>당뇨-환자수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평소 건강이라면 자신있던 S(56.사업)씨는 10여년전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갈증과 체중감소로 병원을 찾았다가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당뇨병은 완치가 불가능하나 적절한 약물치료.식이요법.
운동을 병행하면 정상인과 같이 생활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을듣고 나름대로 철저한 당뇨병 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자 과거와 같은 과식과 高지방 중심의 식사로 돌아갔고,이로부터 혈당치와의 공방전이 계속됐다. 첫 증상은 상처난 발이 아물지 않고 짓무르는 당뇨병성 괴저로 나타났다.이후 망막의 모세혈관이 터져 시야가 흐려지는 당뇨병성 망막증도 생겼다.약 먹는 것도 귀찮고 약을 먹어도 혈당이 내려가지 않던차 완치할 수 있다는 민간요법과 정체 불명의 약물이 그를 유혹했다.누에 번데기.소췌장.당두충.쇠뜨기는 물론수입품이라는 건강식품을 고가로 구입해 복용했다.
그로 하여금 병원 응급실을 다시 찾게 만든 것은 고혈당성 혼수(昏睡)였다.혈액속의 포도당 농도가 정상치의 5~10배에 이르면서 다뇨(多尿).구토.설사등으로 탈수현상이 심해져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것.정밀검사 결과 당뇨 관리 소홀로 당뇨병성 망막증과 요독증등의 신장병,신경장애,심혈관계 질환등 각종 합병증이생겼다. 이는 대부분의 당뇨환자들이 겪는 일반적 체험담에 불과하다.당뇨병이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것은 알면서도 정확한 지식부족,평소의 습관을 끊지 못해 실패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연세대 의대 영동세브란스 내과 김경래(金璟來)교수가 지난 1년동안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환자들이 이용한 민간요법은 무려 1백58종이었고 한사람이 최고 37종이나 경험한 사례도 나와 당뇨환자들의 방황(?)을 여실히 보여주 고 있다.
당뇨는 췌장의 랑게르한스섬에 있는 베타세포 이상으로 인슐린 분비가 부족해져 발생하는 질환.인슐린은 우리 몸의 에너지가 되는 포도당을 세포에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슐린 부족은 곧 포도당이 에너지로 활용되지 않고 체외로 배설됨을 의미한다.이 베타세포는 한번 파괴되면 재생되지 않아 현대의학에서는다른 사람의 췌장을 이식하는 것만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따라서 현재는 식사를 통한 혈당관리가 최선이다.당뇨 진단의 기준이 되는 혈당치는 공복시 혈액 1㎗에 혈당 1백40㎎,식후2시간후엔 2백㎎이상이다.
높은 혈당은 랑게르한스섬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항상 2백 이하의 혈당치를 유지하도록 권하고 있다.식사나 운동요법만으로 혈당치 조절이 안될 때는 먹는 혈당강하제나 주사용 인슐린을 쓰게 된다.
스트레스는 당뇨병환자에게 또 다른 복병이다.집안의 경조사는 물론 감기에 걸리는 것조차 스트레스가 돼 아드레날린 분비가 촉진되며 이것이 혈당을 끌어올린다는 것.따라서 당뇨환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은 절대적인 요건이다.
또 운동을 중단해도 혈당이 올라간다.가장 좋은 운동은 빠르게걷기.경구약으로 혈당치가 내려가지 않아 인슐린 주사가 필요한 사람에게 매일 5천보씩 걷게 하여 혈당이 내려간 사례는 많다.
그러나 공복시 운동,운동전 혈당치가 3백 이상인 경우엔 피하는것이 좋지만 최소한 발목등을 움직여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高鍾寬기자〉 서울대의대 내과 李弘揆교수,연세대의대 내과 金璟來교수,고려대의대 안암병원 金淑京영양사,당뇨병센터 李和炷영양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